brunch

이사 후, 달라진 풍경 속에 아이와 나

일상의 전환, 새로운 변화

by 행복수집가

지난 5월 7일은 이사 온 후 새 집에서 처음으로 출근하는 날이었다. 이사를 왔다고 해도, 이전 집과 같은 동네 안에서 옮긴 거라 환경이 많이 달라진 건 아니다.

그래도 이전에 살던 곳과는 다른 곳이고, 출근할 때 가는 길도 달라져서 새로움과 설렘이 교차했다.


이전 집은 회사까지 걸어서 6분 정도, 지금 집은 걸어서 12분 정도 걸린다. 걸어서 이 정도니 아주 가깝다.

그래서 출근에 큰 부담은 없다.


이사 온 집에서 내가 첫 출근 하던 날이, 수지는 이사 온 집에서 등원하는 두 번째 날이었다. 나는 수지를 먼저 등원시키고 출근하는데, 이 날 등원길에 수지에게 이렇게 말했다.


"수지야~ 오늘 엄마 이사 온 집에서 처음 회사 가는 날이야."


"엄마 회사 멀어서 힘들겠다."


수지는 이사 온 집이 엄마 회사랑 거리가 좀 더 멀어진 걸 아는지 회사 멀어서 힘들겠다고 말했다. 나는 회사가 더 멀어졌다는 말을 한 적도 없는데, 수지가 스스로 생각하고 엄마를 신경 쓰는 마음에 밀려오는 감동을 느꼈다.


"수지야 엄마 감동받았어~~~~~"


"왜?"


수지는 내가 왜 감동받았다고 하는지 전혀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날 바라봤다.


"수지가 엄마 회사 멀어서 힘들겠다고, 엄마 생각해 줘서~"


나의 이 말에 수지는 배시시 웃었다.

뭐 이런 걸로 감동받냐는 듯이.


작은 것에 크게 감동받는 나는 수지의 작은 말 한마디에 자주 감동을 받는다. 내 상황을 생각하고 헤아려주는 아이의 마음이 무척 따스하게 다가왔다.


나는 수지에게 말했다.


"엄마 안 힘들어, 괜찮아!"


난 정말 하나도 힘들지 않다.


오히려 이전보다 몇 분 더 걷게돼서 이 아름다운 계절의 풍경을 더 음미할 수 있어서 좋다. 아침 출근길이 내가 좋아하는 산책길 같아서 기분이 좋다. 앞으로도 계속 힘들지 않을 것 같은 느낌이다.


이 날 수지는 밝게 웃으며 등원을 했다. 나도 가벼운 발걸음으로 즐겁게 출근했다. 이전과 다른 풍경이 펼쳐지는 출근길은 나에게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어 주는 것 같았다.

새롭게 시작하는 기분이 왠지 좋다. 익숙한 길이 아닌 낯선 길을 걷고, 새로운 풍경 속에 나를 놓아두니 일상이 조용히 방향을 틀고 있는 것 같다. 작은 변화지만 그 안에 담긴 새로움이 나를 설레게 한다. 일상의 전환, 새로운 변화가 시작되는 것 같다.


그리고 이 새로운 시작에 사랑스러운 아이와 함께여서 더 감사하고 행복하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엄마랑 떨어져 자는게 싫은 아이가 한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