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도움을 주고 받는 따뜻한 세상
어느 날, 아이와 함께 팝업하우스를 만들고 있었다.
종이를 자르고 붙여서 입체적인 집모양을 만드는 건데, 사실 나는 손재주가 없어서 잘 만들 자신이 없었다.
수지는 엄마가 도안대로 이쁘게 잘 만들어주길 기대하는데, 그 기대에 부응하지 못할까 봐 살짝 걱정이 됐다.
그래서 수지에게 물어봤다.
"수지야, 만약에 엄마가 잘 못 만들면 어떡해? 엄마 놀릴 거야?"
내 물음에 수지는 이렇게 답했다.
"아니, 내가 도와줄 거야."
그 순간, 이 한마디가 무척 따뜻하게 와닿았다. 나는 그렇게 물어보면서 수지는 누군가가 뭔가를 잘 못하거나 힘들어하는 걸 보면 어떤 마음이 들까 궁금하기도 했다. 그런데 수지가 도와주려는 마음을 가지고 있는 걸 보니 마음 한편이 따뜻해졌다.
수지는 종종 유치원에서 있었던 이야기를 들려주는데, 어떤 날은 자신이 뭔가를 어려워할 때 선생님이나 친구가 도와줬던 이야기를 하고, 또 어떤 날은 자기가 친구를 도와준 얘기도 들려준다. 그렇게 수지도 유치원이라는 작은 사회 안에서 도움을 주고받으며 지내고 있었고, 그 속에서 자연스럽게 배려하고 돕는 마음을 배워가고 있었다.
수지는 나와 같이 있을 때도 내가 뭔가 조금 어려워하거나 힘들어하면, 자기 힘으로 해결할 수 없는 일임에도 불구하고 곧바로 "엄마 도와줄까?" 하며 먼저 손을 내밀곤 했다. 수지의 그 마음을 받으면 일이 당장 해결되지 않아도, 해결된 것처럼 힘이 난다. 작은 아이가 엄마를 돕겠다고 하는 그 마음이 정말 큰 힘이 된다.
수지가 앞으로도 지금처럼 따뜻한 마음을 간직하며 자랐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수지가 살아갈 세상이 서로 기꺼이 도움을 주고받으며 함께 살아가는 따뜻한 세상이었으면 하는 바람이 간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