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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해?" 라는 질문에 아이가 한 대답

by 행복수집가

지난 주말, 아이와 함께 잘 놀았다. 그리고 일요일 저녁, 잠자리에 누운 수지에게 평소처럼 "오늘 재밌었어?"라고 물으려다, 문득 "수지는 행복해?"라는 말이 입에서 나왔다.


나의 이 질문에 수지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이렇게 말했다.


"응, 엄청 행복해!"


그냥 행복한 것도 아니고 엄청 행복하다니!

듣자마자 기분이 좋아졌다.


수지에게 왜 행복하냐고 물어봤더니, 집에 있으면 시원하고 유치원 안 가니까 공부 안 해서 좋다고 말했다.

정말 단순하고 깔끔한 답이었다.


수지는 집에 있는 게 참 좋다고 했다. 그냥 집에 있는 것 자체가 수지에겐 '엄청' 행복한 일이었다.


수지가 지금 느끼는 행복이 앞으로도 오래 이어졌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들었다. 그래서 나는 수지를 꼭 안아주며 말했다.


"수지야 앞으로도 계속 행복해~"


무언가를 성취하거나 바라던 걸 손에 넣어서 느끼는 그런 행복이 아니라, 그저 이곳에 존재한다는 것만으로도 느끼는 순수한 행복. 그 마음이 오래도록, 변함없이 지켜지킬 바라는 마음이 간절히 들었다.




수지는 이번 주부터 방학이다. 그래서인지 지난 주말부터 더 기분이 좋았던 것 같다. 주말이 지나도 유치원에 가지 않는다는 사실이 수지에겐 큰 기쁨이었다.

"방학이라서 좋아"라고 말하는 수지의 모습이 어찌나 귀엽던지, 절로 웃음이 났다.


비록 이번 주만 쉬고 다음 주부터는 유치원 돌봄에 가야 하지만, 수지는 그저 한 주 동안 안 가는 것만으로도 무척 좋아했다. 짧은 한 주의 방학 동안 수지가 잘 쉬고, 잘 놀면서 새롭게 충전도 하고 좋은 추억이 생기는 시간이 됐으면 좋겠다.


집에만 있어도 '엄청' 행복해하는 수지의 하루하루가 늘 행복으로 가득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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