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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교대 남편 곁에서 느끼는 아내의 마음

by 행복수집가

3교대를 하는 남편은 야간근무가 있는 날이면 자주 체하거나 평소보다 몸 상태가 좋지 않다. 3년 넘게 3교대 부서에서 근무를 하고 있지만, 아직도 몸이 완전히 적응하지 못한 듯하다. 옆에서 지켜보면 3교대 근무가 얼마나 힘든 일인지 절로 느껴진다.


이번에도 3일 연속 야간근무를 했는데 별로 먹은 것도 없는데, 근무 둘째 날부터 체해서 힘들어했다. 남편은 원래도 소화기가 약한 편인데, 밤에 잠을 못 자고 일을 하다 보니 몸에 더 무리가 가고, 그래서인지 소화가 더 잘 안 되는 것 같다.


야간근무를 할 때마다 아픈 게 이제는 일상이 된 것 같다. 남편 몸이 안 좋을 때마다 '또 몸이 안 좋은가 보다' 하고 챙기게 된다. 옆에 있는 배우자가 아프니 아무래도 신경 쓰이고 걱정이 된다.


남편이 아플 때 내가 대신 아파주거나 대신 출근해 줄 수는 없지만, 그저 내가 할 수 있는 만큼은 챙겨주려 한다. 그래봤자 약을 챙겨주고 먹을 걸 조금 챙겨주는 게 전부이지만, 그래도 이것마저 없으면 혼자서 아픔을 온전히 감당해야 하니 더 힘들 것 같다.


곁에 있는 사람의 존재는 힘들 때나 아플 때 더욱 빛을 발하는 것 같다. 좋은 순간에 같이 있어주는 것도 정말 기쁘고 좋지만, 내가 아파서 혼자 힘으로 무언가 하기 힘들 때 옆에 의지할 사람이 있으면 그 사람의 존재가 크게 다가온다.


그래서 남편이 아플 때 비록 내가 그 아픔을 대신 해결해 줄 순 없지만, 곁에서 관심과 신경을 쓰고 있다는 마음을 전하려고 한다. 나 역시 그런 마음이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 여러 번 느껴봤기에 잘 안다. 옆에 있는 사람이 나를 걱정하고 챙겨주는 그 마음만으로도 힘이 나고 더 빨리 회복될 수 있는 것 같다.




남편은 어젯밤, 몸이 그리 좋지 않은 상태로 출근했다.

그래서 오늘 아침 퇴근 후 상태가 어떤지 궁금해서 아이를 등원시키고 출근하는 길에 전화를 걸었다.


남편에게 퇴근했냐고 물으니, 퇴근했다며 지금 콩나물 국밥을 먹으러 왔다고 했다. 전날 하루 종일 먹은 게 거의 없어서 빈속일 텐데, 첫끼로 뜨끈한 국밥이 괜찮을 것 같았다.


남편은 나에게 걱정돼서 전화했냐고 물었고, 나는 그렇다고 했다. 그러자 남편은 "역시 마누라 밖에 없네." 라며 웃었고, 그 말속에는 고마움이 묻어 있었다.


그래, 나밖에 없지 그럼.


결혼을 하고 나니, 서로에게 오직 우리뿐이라는 생각이 더 깊어진다. 자연스레 더 의지하고 챙기게 된다.

우리는 부모님이 건강히 계시지만, 결혼 후에는 부모님께 의지하기보다 우리 스스로의 힘으로 가정을 꾸려가고 있다. 그러다 보니 서로가 의지할 수 있는 존재로, 같은 방향을 향해 함께 걸어가는 동반자라는 느낌이 더욱 크게 다가온다.




오늘은 남편이 3일간의 야간근무를 마치고 쉬는 날이다. 내가 퇴근하고 집에 가면 아마 자고 있을 것이다. 집에 가면 얼굴을 보고 괜찮냐고 한번 더 물어봐야겠다. 특별히 해줄 수 있는 건 없어도, 신경 쓰고 있다는 마음을 전하고 괜찮은지 살펴봐야지.


서로에게 무심하지 않고 세심한 관심을 기울인다는 느낌만으로도, 부부 관계는 더 돈독해지고 사랑으로 단단해지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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