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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에서 피어나는 남편의 다정함

남편의 다정함은 결코 당연한 게 아니다.

by 행복수집가

아이와 등원하던 어느 날 아침이었다. 남편은 전 날 밤에 야간근무라 집에 없었다.


나는 수지랑 등원하려고 집을 나서던 중, 남편에게서 전화가 왔다.


"어디야?"

"집 앞이야."

"어서 와~"

"응? 기다리고 있어?"

"응~"


아침에 퇴근한 남편이 수지 등원 하는 걸 보려고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나는 수지에게 "수지야 아빠 왔데~ 아빠가 수지 기다리고 있데~"라고 했다. 수지는 아빠가 왔다는 말에 눈을 동그랗게 뜨고 기대하는 듯했다. 그리고 몇 걸음 걸어가니 남편 차가 보였다.


수지가 "어, 아빠차다!"라고 외쳤다.


수지의 외침과 동시에 남편이 차에서 내렸다. 차에서 내린 남편은 우릴 향해 손을 흔들었고 수지는 아빠를 향해 뛰어갔다.


수지가 뛰어가는 뒷모습과 환하게 웃으면서 수지를 번쩍 안아 들어 올리는 남편의 모습이 참 사랑스러웠다. 마치 꿈에서 그리던 장면 같았다.


전날 밤새 야간근무를 하고 많이 지쳤을 텐데도, 수지를 바라보는 남편의 얼굴에는 피곤한 기색이 없었다. 수지를 번쩍 안아 올리며 환하게 웃는 남편의 얼굴에는 그저 행복만이 가득했다. 야간근무로 쌓인 피로마저도 이 순간 다 사라져 버린 듯했다.


그 두 사람을 바라보는 나도 행복에 잠기며 마음이 따뜻해졌다.


우리는 수지가 버스 타는 곳까지 함께 걸어갔다. 엄마아빠 손을 잡고 등원하는 날의 수지는 좀 더 씩씩하고 기분이 좋다.


이 날 수지는 엄마아빠의 든든한 배웅을 받으며 즐겁게 등원했다. 버스 안에서 우리를 향해 손을 흔드는 수지의 모습이 정말 사랑스러웠다.


수지가 가고 나서 우리 부부도 서로에게 "잘 다녀와", "잘 쉬어" 인사하고 남편은 집으로, 나는 회사로 향했다.


이 날 아침, 야간근무를 마치고 우리를 보려고 기다려준 남편 덕분에 나도 한결 힘이 났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이 순간의 행복이 마음에 오래 남아, 하루 종일 기분 좋게 보낼 수 있었다.


자신의 피곤함보다 가족을 먼저 챙기고 함께하려는 남편이 있어 정말 든든하고 고맙다. 이런 모습이 결코 당연한 게 아니라, 남편의 노력 덕분임을 안다. 다정함이란 노력과 배려 위에서 피어나는 마음이니까.


남편의 다정함은 사랑하는 사람을 함부로 하지 않고, 존중하고 아끼며 챙기려는 마음에서 비롯된 것 같다.

타고난 다정함이 아니라 '사랑에서 비롯된 다정함'을 온 마음 다해 표현해 주는 남편에게 정말 고맙다.


이런 남편 곁에 있으니 나도 조금 더 다정한 사람이 되고 싶다는 마음을 다시 한번 다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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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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