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 함께하는 행복
이번 달 월급을 받자마자, 제일 먼저 책을 샀다. 무려 5권을 한꺼번에.
읽고 싶은 책 목록은 계속해서 늘어만 가는데, 보고 싶은 책이 생길 때마다 사다 보면 예산에 구멍이 날 수도 있다. 그래서 읽고 싶은 마음을 꾹꾹 눌러 담아 두었다가, 월급이 들어온 날 기다렸다는 5권을 한 번에 샀다.
2권은 서점에 가서 사고, 3권은 알라딘 온라인 중고매장에서 샀다. 책 5권을 사고 나니 왠지 마음이 든든했다.
읽고 싶은 마음을 고이 간직했다가 책을 사면, 마치 간절히 바라던 것을 손에 넣은 듯 특별한 기분이 든다.
위시리스트에서만 보던 책을 두 눈으로 직접 마주하고, 종이의 질감을 손으로 직접 느낄 때면 마음이 충만해진다.
책을 사면서 이런 충만함과 행복을 느낄 때마다, 책이 내게 기쁨을 준다는 사실이 좋고 또 내가 책을 좋아한다는 사실이 새삼 좋다.
이번에 산 5권을 다 읽으려면 몇 주는 걸릴 텐데, 아마 이 책들을 다 읽고 나면 어느새 다음 월급날이 와있지 않을까. 그때는 또 다른 책들을 나에게 선물해줄 생각을 하니, 벌써부터 설레고 기다려진다.
내 책장에는 사놓고 읽지 못한 책들도 여러 권 있다. 그런데 그 책들을 볼 때마다 '언제 다 읽지' 하는 부담감보다는, 언제든 내가 원할 때 꺼내 읽을 수 있다는 사실이 더 행복하게 다가온다.
읽은 책과 아직 읽지 않은 책이 빼곡하게 들어찬 책장을 바라보면 마음이 든든하다.
책을 읽는 기쁨을 마음속에 차곡차곡 저축해 두는 기분이다. 책을 읽는 순간의 행복과, 읽고 싶은 책이 쌓여가는 걸 바라보는 기쁨이 점점 더 커져간다.
읽고 싶은 책과 좋아하는 작가, 편애하게 되는 출판사가 하나 둘 늘어날수록 내 삶에 좋아하는 것들이 차곡차곡 더해지는 것 같아 무척 행복하다.
마음에 깊이 스며드는 책, 재미있어서 술술 넘어가면서도 끝내 무언가 남겨주는 책, 조금은 어려워도 미처 몰랐던 새로운 세계를 열어주는 책, 진지하게 몰입하게 되는 책, 혹은 가볍게 즐기며 읽는 책까지 모든 책은 각자의 방식으로 소중한 메시지를 나에게 전해준다.
그렇게 내 안에 흡수된 메시지들은 나를 더 부드럽고 단단하게, 그리고 더 깊이 있게 만들어준다.
책을 읽으며 내 안에 좋은 이야기가 쌓여간다.
책을 읽으며 내 곁의 사소한 것들에 도 소중한 의미가 있음을 알게 된다.
책을 읽으며 마음이 더 고와진다.
책을 읽으며 내 시선이 깊고 넓어져 간다.
책을 읽으며 더 넓은 세상을 바라보게 된다.
책을 읽으며 내가 얼마나 작은 존재인지, 동시에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 깨닫는다.
책을 읽으며 나는 계속 읽고 쓰는 사람으로 살아가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그래서 책에 시간을 쓰고, 돈을 쓰고, 에너지를 쓰는 것이 전혀 아깝지 않다. 오히려 내가 가진 것을 책을 읽는데 쓰는 기쁨이 내 삶을 더욱 행복하게 만든다.
다음 월급날은 또 어떤 책이 나에게 찾아올까, 벌써 설렌다. 그 설렘만으로도 오늘 충분히 행복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