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살 아이의 케대헌 덕질 일기

미라 언니를 향한 아이의 진심

by 행복수집가

케대헌의 인기는 여전히 뜨겁다.

그리고 그 열기는 우리 집에도 가득하다.

바로 수지 덕분이다.


수지는 매일 캐대헌의 노래를 듣고, 영상도 챙겨본다.

특히 헌트릭스의 '미라'를 무척 좋아한다.


사실 수지는 케대헌 영화를 제대로 본 적도 없다.

하지만 워낙 유명하다 보니, 유튜브를 켜면 케대헌 영상이 자주 뜨고 유치원 친구들 사이에서도 인기가 많아서 자연스럽게 수지도 케대헌을 알게 되었다.


수지는 '골든'과' 소다팝' 뮤직비디오를 본 뒤로, 매일 같이 그 영상을 본다. 차를 탈 때도 꼭 그 노래를 틀어달라고 한다.


뮤직비디오를 하도 자주 봐서, 이제는 노래 가사만 들어도 어떤 장면이 나오는지 눈감고도 다 안다.


케대헌 주인공들 중 수지가 가장 좋아하는 인물은 '미라'다. 그래서 헌트릭스 멤버들 이름을 말할 때, 미라에게만 유독 애정을 담아 '미라 언니'라고 부른다. 다른 멤버들에게는 '언니'라는 호칭을 붙이지 않는데, 그만큼 미라가 수지에게는 특별한 존재다.


요즘 새우깡 모델이 헌트릭스라, 겉봉지에 멤버들이 사진이 인쇄되어 있다. 마트에 갔을 때 수지는 미라언니가 그려진 새우깡을 보더니 "어! 미라 언니다!" 하고는 덥석 집어 들었다. 어찌나 좋아하는지, 꼭 소중한 선물을 발견한 듯했다.


집에 와서는 새우깡을 먹을 때마다 "여기 미라 언니 있어!" 라며 웃는다.


마치 아이돌 덕질을 하는 것 같다. 수지는 수지만의 방식으로 '미라언니 덕질'을 하고 있다.


다행히 굿즈를 사진 않아서 돈이 드는 일은 없지만, 매일 케대헌 영상을 보고, 노래를 듣고 따라 부르며, 때로는 과자를 사면서 덕질을 이어간다.


수지는 영어를 잘 모르지만 골든 노래를 큰 소리로 따라 부른다. 하도 자주 듣다 보니, 가사가 그대로 머릿속에 입력된 것 같다.


수지가 까랑까랑한 목소리로 '골든'을 부를 때면 저절로 웃음이 난다. 수지의 귀여운 덕질 덕분에 나도 옆에서 덩달아 힐링한다.




얼마 전에는 유치원 같은 반 친구가 '루미' 옷을 입고 왔다며, 자기도 '미라 언니' 옷을 입고 싶다고 했다.

처음엔 대수롭지 않게 들었는데, 수지는 아주 끈질기고 꾸준하게 "미라 언니 옷을 사달라" 며 간절히 졸랐다.


보통은 내가 몇 번 타이르고 "다음에 엄마 월급 받으면 사줄게.", "몇 밤 자고 나서 사자"라고 하면 "알겠다" 하고 금세 넘어가곤 했다. 그런데 미라언니 옷은 좀처럼 쉽게 넘어가지 않았다.


수지는 너무너무 갖고 싶다며 거의 울듯한 표정을 지었다. 내 입에서 "알겠어 사줄게" 란 말이 나올 때까지 '사달라'를 끈질기게 외칠 기세였다.


아무리 다른걸 로 대체하려 해도, '미라 언니 옷'을 대신할 수 있는 게 없었다. 사실 그 옷을 사준다고 해도 평소에 자주 입을 것 같지도 않았고, 케대헌 옷에 돈을 쓰는 게 조금은 아깝게 느껴지기도 했다.


그런데 눈빛부터 간절함이 묻어나는 수지를 보니 도저히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이렇게 진심으로 바라는 걸 어찌 안 들어줄 수 있을까.


게다가 나도 짧게나마 덕질을 해 본 사람으로서 그 마음이 너무나 이해됐다.


결국 나는 미라 언니 옷을 사주기로 했다. 그런데 막상 찾아보니 대부분 해외배송이었다. 국내 배송 제품도 있었지만, 수지는 국내제품이 아닌 해외에서 배송되는 디자인만 마음에 들어 했다.


내가 보기엔 다 비슷비슷해 보였는데, 수지는 매의 눈으로 꼼꼼히 살펴보며 신중하게 고르고 또 골랐다.


그렇게 최종선택한 옷은 해외에서 배송되어 오는데 2주가 걸리는 제품이었다. 내가 수지에게 이 옷은 아주 오래 기다려야 한다고, 기다릴 수 있겠냐고 물었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그 옷을 주문한 다음날부터 수지는 매일 아침마다 "미라 언니 옷 어디까지 왔어? 몇 밤 남았어?" 하고 물어본다. 간절히 기다리는 수지의 마음이 내게도 고스란히 전해진다.


그 옷이 도착할 때까지 수지의 열정이 식지 않기를 바란다. 미라언니에 대한 마음이 아직 뜨거울 때, 그 옷을 받아 들고 더 행복했으면 좋겠다.


수지가 미라언니 옷을 입고 신나게 뽐내는 모습을 상상해 보면, 벌써부터 귀여워서 심장이 아프다.




대상이 무엇이든, 무언가를 진심으로 좋아한다는 건 삶의 큰 활력소가 된다. 좋아하는 마음이 우리 삶을 조금 더 즐겁고, 활기 있게 만들어준다.


수지는 지금 미라언니를 좋아하는 그 마음 자체를 온전히 즐기고 있다. 이런 수지를 보고 있으면, 내 마음도 덩달아 행복해진다.


수지가 신나게 골든을 부르고, 미라언니를 보며 반짝이는 눈으로 좋아할 때마다 그 모습을 바라보는 나 역시 행복하다. 6살 수지의 덕질을 조용히, 그리고 따뜻하게 응원한다.


요즘 수지에게는 미라언니 옷을 기다리는 하루하루가 설레고 즐거운 시간이다.


어제, 주문한 옷이 출발했다는 메시지가 도착했다.

부디 무사히 우리 집으로 도착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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