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롭게 시작하는 보통 일상의 감사함
아이가 퇴원을 하고 거의 2주 만에 등원을 했다. 아직 기침을 많이 하는 편이라 살짝 걱정이 되기도 했지만 너무 오래 어린이집을 안 가다 보니 수지도 친구들을 보고 싶어 하고, 어린이집을 가고 싶어 했다.
그리고 나도 더 이상 연차를 쓰며 빠질 수 없어서 등원을 시켰다.
수지가 오랜만에 등원하는 걸 보니, 아파서 못 가다가 건강을 회복하고 가게 되니 감사의 마음이 더 크게 올라왔다.
어린이집으로 즐겁게 잘 들어가는 아이를 보고 ‘보통 일상이 다시 시작되는구나’ 하는 마음도 들었다.
아이가 아픔으로 인해 잠시 일상이 멈추었다가, 아픈 것을 회복하고 다시 보통의 일상을 시작하게 되니 평범한 일상이 더 감사하게 느껴진다.
힘든 걸 자주 겪는 것은 그리 반가워할 일은 아니지만, 그래도 아픈 경험을 통해서 분명히 남는 게 있고 당연하게 생각하고 누리던 것들이 소중하고 감사한 것이라는 것을 뼛속 깊이 느끼게 되기도 한다.
이번 일로 일상에 대한 감사가 한층 더 커지게 되었다.
수지가 등원하고 나서 혹시 아이 컨디션이 너무 안 좋거나 힘들어하면 연락 달라고 선생님께 말씀드렸는데, 연락이 한 번도 오지 않았다. 그래서 회사에 있으면서 ‘오늘 수지가 잘 지내고 있나 보다’ 하는 마음에 안도감이 들었다.
그리고 오랜만에 하원 시키러 갔는데, 날 보고 웃으며 신나게 나오는 수지를 보며 ‘맞아, 내가 수지 하원하러 올 때마다 이런 기분 좋은 느낌을 가졌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가 날 보고 너무 반가워하고 나도 내 아이가 정말 반가운 느낌.
매일 보고, 아침에도 보고 몇 시간 전에 봤는데도 이렇게 반가운 마음이 드는 것은 잠시 떨어져 있던 몇 시간의 거리감이 주는 소중한 감정이었다.
하루 종일 붙어 있으면 항상 같이 있으니까 반가운 감정은 잘 느끼지 못한다. 그런데 나는 출근하고 아이는 등원하고 잠시 떨어져 있다가 만나면 우리는 서로 너무 반갑고 행복해한다.
나중에 엄마가 올 것을 알고 마음 편안하게 즐겁게 노는 아이는 그날 어린이집에서 만든 작품이 있으면 꼭 하원할 때 작품을 가지고 나온다. 그리고 ‘이거 엄마 선물이야’라고 말하며 나에게 그 작품을 건네준다. 그 모습이 얼마나 사랑스러운지 모른다.
하원하는 아이를 만나는 건 이렇게 사랑스럽고 달콤한 맛이 있다.
하원하고 병원 가서 진료도 한번 받고 집에 들어가기 전에 산책도 하고 놀이터에서 그네도 탔다. 그동안 입원하느라 놀이터도 못 가고 제대로 뛰어놀지 못한 수지가 오랜만에 놀이터에서 웃는 모습을 보니 뭉클하고 정말 행복했다.
수지가 병원에서 링거를 손에 꽂은 채로 병실에만 있는 모습을 볼 때, 아이가 놀이터에서 뛰어놀며 해맑게 웃는 모습이 항상 보고 싶고 그리웠다.
며칠 전만 해도 신나게 웃으며 뛰어다니던 아이인데, 갑자기 아파서 병원에만 있으니 안쓰럽기도 하고 어서 건강해져서 신나게 노는 모습을 보았으면 하는 마음이 참 간절했다.
그런데 이렇게 나아서 놀이터에서 그네 타며 해맑게 웃는 아이 얼굴을 보니, 너무 간절히 바랬던 순간이라 감격스럽게 다가왔다.
아이의 웃음이
그동안의 모든 수고를
씻겨주고 지금 이 순간의
행복만 생각하게 해준다.
수지는 그동안 못 탄 그네 다 타려는 마음인지, 평소보다 그네를 아주 오래 탔다. 내리려고 하지 않고 계속 탔다.
그 모습을 보니 그동안 병원에 있으면서 얼마나 밖에서 놀고 싶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마 수지도 어서 나아서 놀고 싶다는 마음이 간절했을 것 같다. 그래서 지금 놀이터에서 놀고 있는 이 순간을 온 마음을 다해 즐겁게 보내고 있는 것 같았다. 나도 수지와 함께 노는 그 시간이 너무 소중하고 즐거웠다.
이전에는 하원하고 놀이터에서 노는 걸 당연한 듯 여겼는데, 입원을 하게 되니 당연했던 일상이 전부 특별한 것이었다는 것을 많이 느꼈다.
집에 안 들어가고 싶어 하며 신나게 노는 아이를 보는 것은 충분히 감사할 일이었던 것이다.
혹시 또 어느 순간 놀이터에서 오랫동안 잘 노는 아이를 보며 ‘왜 이렇게 오래 노는 거야 얼른 집에 가야 하는데’라는 생각이 올라온다면 이때를 기억하며 ‘아 이건 감사할 일이지. 내 아이가 이렇게 오랫동안 밖에서 신나게 놀 수 있는 것은 감사할 일이야’ 하고 생각하고 싶다.
이 마음을 잊지 않고 오래 기억하고 싶다.
내 아이와 함께 보내는
지금 이 순간도
시간은 흐르고 있고,
모든 시간이 과거가 되어가고 있다.
너무 이쁜 지금 이 시간을
그냥 아쉽게 흘려보내고 싶지 않다.
그래서 오늘도 잊고 싶지 않은
지금 이 순간의 마음과 추억을 기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