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의 빛을 스스로 밝히는 아이

사람은 누구나 고유한 빛을 가지고 있다

by 행복수집가

아이와 있다 보면 아이가 하는 순수하고 이쁜 말에 감동받을 때가 자주 있다. 그리고 이 순간들은 찰나처럼 지나가 버리기 때문에 아이가 한 이쁜 말을 잊지 않고 오래 기억하고 싶어서 메모장에 기록해둔다.


기록해둔 메모를 보고, 그 당시 상황과 감정을 떠올리며 글을 쓰면 그때 아이의 귀여움과 행복했던 기억이 내 마음에 지워지지 않는 순간으로 새겨진다.




이번 주말에 함안으로 나들이 갔을 때의 일이다. 생태공원에 도착해서 차에서 내리려고 하는데 언제 들어온 건지 벌레가 차 안 창문에 붙어 있었다. 차 타고 있는 동안은 모르고 있다가 차에서 내릴 때 발견했다.


수지가 먼저 벌레를 발견하고 "엄마 개미가 창문에 있어!"라고 말했다. (수지는 정체 모를 벌레를 개미라고 했다.) 그래서 내가 "아이고 개미가 들어왔네, 내보내야겠다." 하고 손으로 털어냈다.


그러니까 수지가 나에게 "엄마, 개미를 손으로 때리면 어떡해. 개미가 속상하잖아. 이쁘게 말해야지."라고 했다. 아이에게 혼이 났다. 이쁘게 말 안 하고 손으로 쳤다고.


듣고 보니 그랬다. "밖에 나가주겠니~"라고 좋은 말로 다독여가며 살포시 밖으로 보내줘도 되는 거였는데 난 순간 벌레를 보고 화들짝 놀라며 손으로 털어냈다. 아이가 보기엔 그 행동이 벌레에게 너무 가혹하고 무섭게 화내는 것처럼 보였을 것 같다.


수지는 벌레도 친구처럼 여긴다. 사람 대하듯 한다. 개미도 친구고, 나비도 친구고 전부 다 친구다. 아이를 보면 생명을 가진 모든 것을 나와 같은 존재로 여기는 것 같다. 사람이 우월하다, 대단하다 이런 생각은 전혀 하지 않는다. 아이에게는 모두가 똑같이 살아있는 존재다.


동물과 곤충, 식물을 친구처럼 여기는 아이의 모습에서 많은 걸 배우고 느낀다. 이런 수지를 보면서 내 마음도 순수로 물들어간다.


그리고 생태공원 나들이를 마치고 휴게소에 점심을 먹으러 갔다. 우리는 창가 옆 테이블에 앉아서 점심을 먹었는데, 수지가 갑자기 고개를 숙이고 창밖을 빤히 바라보았다. 그래서 내가 수지에게 뭘 보냐고 물어보니 “나무 봐. 나무가 수지 보고 싶었데.”라고 얘기했다.


생각지 못한 그 말이 너무 귀여워서, "나무가 수지 보고 싶었데?"라고 한 번 더 물으니까 수지가 "응. 나무가 수지 보고 싶었데."라고 했다.


아이는 가만히 있는 나무가 하는 말도 듣는다. 자기를 보고 싶어 했다는 나무를 빤히 보는 수지의 모습은 "내가 너의 말을 듣고 있어." 하는 나름 진지한 표정이었다. 그 모습이 정말 사랑스럽고 이뻤다. 수지에게는 나무도 친구다.




이 작은 아이가 세상 만물과 대화하고 있는 것 같다. 아이는 어른인 내가 보지 못하는 것을 보고, 듣지 못하는 것을 듣는다. 귀 기울이면 들리고, 자세히 보면 보이는 게 아닐까.


모두와 친구가 되는 아이의 다정한 세상과 나도 친해지고 싶다.


사람은 내 옆에 누가 있느냐가 삶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지금 내 삶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존재는 작고 소중한 내 아이다. 이쁜 아이의 영향을 받아 이쁜 마음과 이쁜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게 된다.


아이의 순수함은 내 마음도 밝혀준다. 수지는 자신만의 빛을 너무 잘 발산하고 있는 것 같다.


이런 아이를 보며 '나도 스스로 빛을 내는 사람이 돼야지' 하는 마음이 든다. 모든 사람은 다 각각의 고유한 기질을 가지고 있는 것처럼, 누구나 자신만의 고유한 빛이 있다고 생각한다.


내가 가진 빛은 타인이
밝혀주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나를 잘 들여다보고,
관심을 가질 때
자체발광 할 수 있는 것 같다.


그리고 내가 발산하는 이 빛은 내 주변도 밝게 해준다. 아이의 밝은 빛이 나를 비춰주고 내 마음도 밝게 하는 것처럼.


밝은 아이와 함께 나도 점점 밝아지는 것 같다. 아이와 함께하는 모든 순간이 밝게 빛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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