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안을 수 있는 지금

포옹으로 느끼는 사랑

by 행복수집가

내 아이는 올해로 일곱 살이 되었다.

키도 훌쩍 자라고 몸무게도 21킬로다.

이제 안으면 제법 묵직하다.


내 팔의 반쪽만 했던, 정말 작았던 아이가 어느새 내 키의 절반을 훌쩍 넘겼다.


이만큼 컸어도 수지는 여전히 안기는 걸 좋아한다.
나도 안아주는 걸 좋아한다.


나는 수지와 한 침대에서 자는데, 아침에 비몽사몽 눈을 뜬 수지를 내가 안아 든 채로 거실까지 함께 나온다.


사실은 내가 더 안고 싶어서 안아준다.

잘 자고, 짜증 한 번 내지 않고 일어난 그 모습이 너무 예뻐서 그냥 지나칠 수가 없다.


내가 안으면 수지는 다리를 내 몸에 단단히 고정시킨다.
아주 찰싹, 떨어질 생각이 없는 것처럼.


저녁 식사 후 양치하러 가기 싫어할 때도 마찬가지다.
"엄마가 안아줄게. 치카 하러 가자."


그 말 한마디에 수지는 마지못해 가는 척하면서도 금세 내 품에 찰싹 안긴다. 대롱대롱 매달린 채 화장실로 가는 동안 수지는 깔깔 웃는다. 안겨서 이동하는 이 시간이 수지에게는 하나의 놀이이기도 하다.


유치원을 다녀온 날이면 수지는 조금 지쳐 있다.
밥 먹으러 오라고 하면 "못해, 못해. 힘없어."라고 말한다.


이 말은 곧 '나 힘없어. 안아줘.'라는 뜻이다.


내가 "엄마가 안아줄게. 밥 먹으러 가자." 하고 말하면 수지는 또 내 몸에 찰싹 달라붙는다.


이건 우리만의 애정 표현이다.

나는 수지가 안겼을 때 내 몸에 꼭 맞게 밀착되는 그 느낌을 참 좋아한다. 수지의 빵실 빵실한 궁둥이와 부드럽고 포근한 몸의 촉감이 너무 사랑스럽다.


수지는 내 품에 안겨 식탁까지 이동하고 자리에 앉아 밥을 먹는다. 식탁까지 가는 데는 몇 걸음이면 충분하다.
그 짧은 거리 동안 우리는 꼭 껴안고 서로의 체온과 마음을 나눈다.


하루의 끝, 잠자리에 들 때도 마찬가지다.
놀다 보면 늘 아쉬워서 자러 가자는 말에 쉽게 움직이지 않는다.


그럴 때도 나는 말한다.
"엄마가 안아줄게. 자러 가자."


그러면 수지는 또 마지못해 안기는 척하다가 내 품으로 쏙 들어온다.

어쩌면 엄마가 안아주는 게 좋아서 괜히 투정을 부리는 지도 모르겠다.


요즘 수지를 안을 때면 이 아이가 더 크면 이렇게 안아줄 수 없겠다는 생각이 문득 든다. 그만큼 많이 컸다.


그래서 안을 수 있는 지금, 수지도 안기길 좋아하는 지금, 마음껏 안아주고 싶다.


수지와 꼭 껴안고 있는 그 시간이 참 좋다.
작고 보드랍고 포동한 몸의 촉감에 자꾸만 더 꽉 안게 된다.


포옹 하나만으로도 마음의 온도가 올라가는 걸 느낀다.

우리는 매일 서로를 안으며 사랑을 확인한다.


자주 안아주는 일, 그건 아이와의 관계 속에서 사랑을 지켜가는 아주 다정한 방법인 것 같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아이 마음에 쌓이는 부모의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