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한 마음으로 시작하는 하루
아이와 같이 자는 안방에는 암막 블라인드를 해놓아서, 블라인드를 열지 않으면 방이 어둡다. 이전에는 아침에 아이를 깨울 때 블라인드를 열지 않고 방이 어두운 상태로 아이를 깨웠다. 그리고 거실에 나가서 수지 아침을 챙겨주고 다시 방에 들어와 침구정리를 하면서 블라인드를 열었다.
그런데 요즘에는 알람이 울려서 잠이 깨면 블라인드부터 올린다. 아이가 너무 곤히 자고 있는 아침엔 깨우기가 미안해서, 우선 방부터 좀 환하게 만들어보자 해서 블라인드를 열게 되었는데 블라인드가 걷히는 순간 내 눈앞에 보이는 아침 하늘 풍경의 아름다움에 넋을 잃고 바라보았다.
이른 아침이라 햇빛이 환하게 들어오진 않지만 이제 시작하는 아침의 빛이 은은하게 방으로 스며들었다.
이때부터 아침에 일어나면
잠시 명상하듯 아무 생각 없이
하늘을 바라보며 좋은 기운으로
내 마음을 채우는 것이 일상이 되었다.
그리고 이제 아이도 나와 같이 아침 하늘을 본다. 수지가 아침에 눈을 뜨면 "엄마 커튼 열어줘" 라고 말한다. 그래서 내가 열어주기도 하고, 수지가 ‘내가 열래’ 하며 블라인드 줄을 잡아서 천천히 블라인드를 올리기도 한다.
블라인드가 걷히고 눈앞에 선물처럼 나타난 하늘 풍경을 같이 감상한다. 수지도 아침에 어둠 속에서 일어나는 것보다 이른 아침의 빛을 맞이하는며 일어나는게 더 좋은가보다.
수지가 나보다 먼저 일어난 날은 고사리 같은 손으로 천천히 블라인드를 열고 나보다 먼저 바깥 풍경을 본다. 나보다 먼저 아침 하늘을 본 수지에게 "수지야 밖이 어때?" 라고 물어보면 가만히 창밖을 보던 아이가 "이쁘다" 라고 말한다.
아이가 무언가를 보고 이쁘다라고 말하는 걸 들으면 괜히 기분이 더 좋아진다. 내 아이가 이쁜 것을 보고 있다는 것에 행복해진다. 이렇게 우리는 매일 아침마다 그날그날 다른 모양의 하늘을 맞이한다.
아침 하늘을 보면 내가 일어나기도 전에 먼저 일어나 있는 세상을 맞이하는 기분이랄까, 그리고 ‘오늘 하루를 너에게 선물로 줄게’라고 나에게 말해주는 것 같다.
아침 하늘을 보며 일어나면서부터는
나에게 주어진 이 하루를
더 감사한 마음으로 맞이하게 되었다.
알람 소리에 눈 떠서 기계처럼 일어나는 게 아닌, 은은한 빛과 잔잔한 풍경을 보면서 일어나는 아침이 기분 좋은 행복감을 준다. 이렇게 매일 좋은 아침을 아이와 함께 맞이할 수 있어 감사하다.
오늘도 아름다운 하늘을 보며 행복하게 하루를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