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과 벚꽃이 있는 내 동네가 좋다
주말인 오늘 아침엔 평일보다 더 늦잠을 자고, 여유롭게 일어났다. 나보다 먼저 잠에서 깬 수지는 엄마 일어나라며 나를 깨웠다. 그러나 난 쉽게 일어나지 못하고 계속 누워 있으니 수지가 커튼을 연다고 했다. 수지는 블라인드 커튼을 열고, 밖을 보더니 “우와 이쁘다”라고 했다.
난 누워 있어서 바깥 풍경이 어떤지 볼 수 없었다. 수지는 나를 깨우려고 커튼을 열었다가 눈앞에 마주한 풍경이 너무 이뻤는지 창문 앞에 자리를 잡고 앉아 아침 풍경을 감상했다.
창밖을 보고 있는 수지에게
“수지야 엄마한테 뽀뽀해 주면 엄마 일어날게”라고 했더니,
“밖이 이뻐서 나 밖에 좀 볼게.“ 라고 하는 게 아닌가.
그 대답이 너무 웃기고 귀여워서 한바탕 웃었다.
아이는 풍경 감상 중인데, 내가 뽀뽀해 달라고 방해한 것 같았다. 그래서 수지가 감상을 다 할 때까지 기다렸다.
수지는 충분히 풍경을 다 보고 나서, 나에게 뽀뽀해 주었다. 난 뽀뽀의 힘으로 “우와! “ 하며 일어났다. 그리고 수지가 넋 놓고 바라본 풍경을 나도 보았다. 늘 매일같이 보는 똑같은 풍경인데, 아이가 이쁘다고 하니 이 날따라 더 이뻐 보였다.
아이와 같이 이쁜 주말 풍경을 맞이하며 기분 좋게 아침을 시작했다.
이 날, 남편은 오후에 출근이라 점심때까지 같이 있을 수 있었다.
오전에 어딜 가서 뭘 할까 고민하다가, 이제 막 벚꽃이 펴서 봄향기로 완연한데, 꽃구경을 하기로 했다. 어디 멀리 갈 수는 없고, 우리 동네에 가득 핀 벚꽃을 만끽하러 강변으로 나갔다.
강변 근처에는 전동차, 전동자전거 등을 대여해 주는 곳이 있어서 전동차를 타고 강변 산책을 했다.
강변도 이제 막 핀 벚꽃으로 온통 꽃길이었다. 온 동네가 벚꽃으로 물들어가는 지금, 강변을 달리며 마음껏 벚꽃을 만끽했다.
수지는 아빠와 전동차를 탔는데 그 모습이 너무 귀여웠다. 수지도 달리는 게 재밌는지 연신 즐거운 표정이었다.
나는 혼자 전동자전거를 타고 달렸는데,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강변의 풍경을 보며 벚꽃 사이로 달리는 길이 정말 좋았다.
얼굴에 부딪히는 바람과, 강과 꽃이 어우러진 아름다운 풍경에 취해 기분이 상쾌하고 마음이 시원해졌다.
강 옆을 달리며 가까이서 강도 보고, 건너편 나무들이 우거진 숲도 보고, 구름 가득한 하늘도 보고, 하얀 핑크빛 벚꽃도 보고, 보이는 모든 풍경이 봄이었다. 이 봄풍경 속을 달리니 내 마음에도 봄이 온 것 같았다.
아빠와 같이 타던 수지는 나랑도 타고 싶다고 했다. 그래서 내가 타고 있던 전동자전거에 같이 앉아서 달렸다. 수지와 같이 달리니 기분이 더 좋았다.
“수지야 너무 좋다~!”라고 수도 없이 말하며 즐겁게 달렸다. 정말 행복했다.
이번 봄, 우리 가족 첫 꽃구경인 오늘 아주 만족스러웠다. 벚꽃축제로 유명한 곳에 가지 않아도, 굳이 어디 멀리 가지 않아도 내가 사는 이 동네에 가득 핀 벚꽃만 봐도 충분히 봄향기를 느낄 수 있었다.
몇 년째 살고 있는 익숙한 동네지만, 계절이 바뀔 때마다 달라지는 풍경은 항상 새롭게 느껴진다. 특히 봄에는 벚꽃으로 온 동네가 벚꽃길이 되는데, 이건 매년 볼 때마다 기분이 좋다. 그래서 딱히 벚꽃축제를 가야 한다는 생각이 안 든다.
봄을 가득 품은 이 풍경을
내 주변에서 볼 수 있다는 것이 행복하다.
그리고 이렇게 아름다운 봄의 시작에 우리 세 식구 함께할 수 있다는 것이 감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