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지금 내 삶이 정말 좋다.
나는 육아휴직을 하고 아이를 키우느라 한참 정신없을그 시기에, 나에게 집중하고 나를 탐구하는 시간을 이전보다 훨씬 더 많이 가지게 되었다.
아이를 낳기 전, 결혼을 하기 전 그때는 개인적으로 쓸 수 있는 시간이 지금보다 훨씬 많았고 , 자유로웠는데 오히려 그때보다 시간적 여유가 없어진 지금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더 찾아서, 내가 정말 좋아하는 삶을 살고 있다.
나는 지금 내 삶이 좋다. 내가 좋아하는 ‘글쓰기’와, 내가 잘하는 ‘꾸준히 하기’를 합하니 좋은 시너지가 나온다. 내가 좋아하고 잘하는 것을 매일 꾸준히 하다 보니, 내 삶이 더 윤택해지고 충만해지는 것 같다.
글 쓰고 책 읽는 것은 생산적인 활동을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생각하는 생산적인 활동은 시간과 마음을 들이고 생각하는 일이다.
내가 놀거나 쉬거나 하며 아무 에너지도 쓰지 않는, 말 그대로 아무것도 안 하는 휴식이나, 뭔가 오락적인 재미를 찾아 쉴 수도 있지만, 오락적인 것은 아무래도 소비적인 것이 많다. 하고 나면 아무것도 안 남는 그런 느낌.
그런데 생산적인 활동을 하면 내 시간과 마음을 들여야 하고, 생각을 해야 하고, 마음이나 몸을 움직여야 하는데 그래서 못 쉴 것 같지만 오히려 그런 활동을 통해서 내가 더 쉼을 누리고 안정을 찾고, 채워지며 만족을 느낀다.
내가 생각하는 생산적인 활동은 글쓰기다. 글쓰기는 내 안에 있는 많은 것들을 꺼내서 정리하기도 하고, 글을 쓰면서 생각하게 되고, 일상에 대해 쓰더라도 그 일상에서 내가 보고 느낀 것들, 내 감정을 쓰기 때문에 나에 대해서 더 많이 생각하게 된다.
내가 하루동안 보고 듣고 느낀 것이 내게 들어온 인풋이라면, 글쓰기를 통해서 아웃풋을 내는 것이다.
내 안에 쌓아두기만 할 때는 그 순간에 좋았던 것도 어느 순간엔 사라져 버리거나, 남아있지 않은데, 글쓰기로 아웃풋을 내니 지나간 일들과 그때의 마음들이 여전히 살아 있는 것 같다. 그때 쓴 글을 보면 그때 느낀 마음이 그대로 살아나니 말이다.
지금 내가 좋아하는 걸 찾아서 내 삶을 내가 좋아하는 것으로 하루하루 채우며, 내 일상에 일어나는 사소한 모든 것들에 대해서 더 관심과 애정을 가지고 바라보는 눈을 가지게 되고, 내 삶도 더 사랑스럽게 바라보게 되었다. 모든 것은 사소한 것 하나까지 의미가 있다.
내가 이전에 시간이 많았을 때 진작 이런 걸 알고, 내가 나에 대해서 더 관심을 가지고 탐구했더라면, 그때부터 글쓰기를 했더라면 더 좋았겠다는 생각이 가끔 들기도 하지만, 지금이라도 알게 되고 시작하게 된 것에 정말 다행이란 생각을 하며 감사하다.
아이를 낳고 나서 내 일상의 거의 90% 이상은 육아가 되었다. 육아휴직 했을 때는 거의 95%였지 않았나 싶다. 하루종일 아이랑 같이 있으며 아무것도 못하고 울거나 잠만 자는 아이를 24시간 봐야 했으니까.
그래서 나에게 주어진 개인 시간은 하루 중 5% 정도였던 것 같다. 그 정도의 시간에 최선을 다해 나에게 집중하고, 내가 좋아하는 게 뭔지, 내가 하고 싶은 게 뭔지, 나는 어떤 사람인지, 내가 살고 싶은 삶은 어떤 건지 열심히 찾았다.
단번에 찾아지진 않았다. 그런데 간절히 찾는 마음으로 계속 이것저것 두드려보고, 찾아보고, 들어보고, 읽어보고, 경험해보려고 하다 보니 생각만 했던 것에 도전해보기도 하고, 그 도전이 비록 실패로 끝났더라도 실패한 것을 통해서도 배우는 게 있었고, 내가 가만히 있지 않고 무언가 했다는 것 자체가 나에게 큰 성취감을 주었고 한걸음 더 발전하는 계기가 되었다.
지금은 복직을 해서, 하루 중 육아를 하는 시간은 이전보다 줄었지만, 그래도 회사에 있는 시간이 많다 보니 여전히 내 마음대로 자유시간을 가지는 것은 쉽지 않다. 그러나 하루를 알차게 빈틈없이 내가 좋아하는 것들로 확실하게 채우고 있다.
시간이 없어서 못하는 게 아니다. 오히려 나에게 주어진 시간이 없다고 생각하니 내가 하고 싶은 것에 더 집중하게 되었다.
나에게 시간이 많다고 생각하면, 언제든지 할 수 있다고 생각해서 미루게 된다. 그런데 지금 당장 안 하면 안 된다 하는 마음이 들면, 미루지 않고 당장 하게 된다. 지금 안 하면 언제 할 수 있을지 모르기 때문에.
육아를 하며, 엄마의 삶을 살며 나라는 사람에 대해 더 관심을 가지고 더 알아가게 되었다. 나를 챙겨주고 아껴주게 되었다. 내 아이도 소중하지만, 나 자신도 너무 소중하다. 육아를 하며 나를 잃어가는 게 아니라, 육아를 하며 나를 더 키워간다.
난 지금 내 삶이 정말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