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아이와 함께한 황매산 나들이

아이도 황매산을 좋아합니다

by 행복수집가

덥지도 춥지도 않은 딱 봄날씨 같은 요즘. 어디 놀러 안 가면 억울할 것만 같은 날씨다. 그래서 우리 가족은 며칠 전에 황매산 나들이를 다녀왔다.


아이 할아버지댁이 황매산 밑에 자리한 동네라서, 차를 타고 5분이면 황매산을 갈 수 있다. 매번 느끼지만 시댁 동네에 아름다운 황매산이 있다는 게 참 좋다.


오랜만에 간 황매산은 여전히 아름다웠다. 예전에 황매산을 처음 봤을 때 그 감동이 다시 살아났다.

황매산은 봄에 철쭉으로도 유명한데, 4월 초의 황매산은 철쭉이 막 피고 있었다. 진한 핑크색을 띤 철쭉이 산을 물들이고 있는 풍경이 너무 아름다웠다. 그리고 꽃구경을 하며 산길을 올라갈수록 하늘과 가까워지는 것 같았다.


내 앞에 펼쳐진 파아란 하늘이 올라갈수록 가까워졌다. 꼭 다른 세상에 와있는 듯한 느낌이었다. 지금 이 계절의 모든 아름다움을 황매산이 다 흡수한 것만 같았다. 보이는 모든 풍경이 아름다워서 나는 감탄을 멈출 수 없었다.


황매산을 보며 이렇게 아름다운 산이 우리나라에, 그것도 이렇게 가까이 있다는 게 가슴 벅차게 감격스러웠다. 아름다운 경관에 입이 다물어지지 않았다.


내가 산을 많이 다닌 건 아니지만 내가 직접 보고, 또 영상으로 본 우리나라 산중에 가장 아름답다고 느껴지는 산이다. 황매산만이 가진 고유한 아름다움이 너무나 뚜렷하다.




아이는 산을 올라가는 길에 있는 개울물에 돌과 나뭇잎을 던지며 놀았다. 가다가 힘들다고 업어 달라 해서 아빠에게 업혀 가기도 했다.


그렇게 걷고, 놀고, 업혀서 올라가니 입이 떡 벌어지는 아름다운 풍경이 나왔다.


이곳이 마음에 들었는지 수지는 “이제 여기 있자!”라고 하더니 아예 길바닥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그리고 풀을 가지고 한참을 놀았다.

자연을 놀이터 삼아 노는 수지가 너무 귀엽고 사랑스러웠다. 나뭇가지와 풀 하나로 얼마나 오랫동안 잘 놀았는지 모른다. 자연 자체가 아이에게 재밌는 놀잇감이었다. 지나가는 행인분들은 앉아서 노는 수지를 보고 “아 이쁘다” 며 다들 한 마디씩 해주셨다.


아름다운 산을 보는 즐거움에 빨간 원피스를 입은 작은 인형 같은 아이가 즐거움을 조금 더, 더해드린 것 같다. 그 모습을 보며 나도 괜히 더 흐뭇했다.


수지가 그렇게 한참 노는 동안 우리 부부도 여유롭게 풍경을 감상하고, 음미하며 사진도 많이 찍었다. 이런 풍경에서 사진을 찍으니 꼭 신혼여행을 온 것만 같았다. 이 날 우리 부부 커플 사진을 참 많이도 찍었다. 수지에게 같이 사진 찍자고 해도 수지는 안 찍는다며 노는 것에만 집중했다. 그래서 엄마 아빠만 실컷 사진을 찍었다.




이렇게 풍경을 충분히 즐기고 산을 내려왔다. 올라갈 때 본 풍경인데도 내려올 때 보니 또 다르게 아름다웠다. 아름다움에 잔뜩 취한 날이었다. 어쩜 황매산에 비취는 햇살마저도 그렇게 아름다운지.


이 아름다움을 눈에 한가득 담고, 원 없이 마음껏 볼 수 있어서 참 행복했다. 그리고 이렇게 아름다운 곳에 사랑하는 내 아이와 남편과 함께 있다는 것이 나를 더 많이 행복하게 했다.


수지는 내려오는 길에도 개울물 앞에 멈춰서 나뭇잎을 물에 띄우기도 하고, 나뭇가지로 낚시 놀이를 하기도 했다.


아이의 노는 모습을 바라보며 졸졸졸 흐르는 개울물 소리를 듣는 것도 힐링이었다. 수지가 자연을 벗 삼아 노는 모습이 참 편안하고 즐거워 보였다. 아이도 어른도, 역시 사람은 자연에 있을 때가 가장 평안하고 좋은 것 같다.


이날 집에 돌아와서, 수지가 오늘 산이 너무 재밌었다고 말했다. 그리고 산에 꽃도 활짝 폈다며 손으로 꽃받침을 하는 수지가 너무 사랑스러웠다. 아이의 이 말에 마음이 빈틈없는 행복으로 가득 채워졌다.


황매산엔 철쭉이 피었고, 우리 가정에는 행복꽃이 가득 폈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지금 이 순간이 가장 어리고 귀여운 내 아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