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이가 내 딸입니다
아이 유치원에서 딸기농장에 딸기 따기 체험을 다녀왔다. 수지는 이 날이 오기 며칠 전부터 “내가 딸기 따서 엄마 줄게”라고 말했다. 그 말만 들어도 이미 딸기를 한가득 먹은 듯 배가 불렀다.
드디어 수지가 기다리고 기다리던 딸기농장체험 하는 날이 되었다. 수지 가방에 음료수와 과자 간식을 넣었더니 평소보다 가방이 무거웠지만 그래도 활짝 웃으며 가방 메고 씩씩하게 등원길을 나서는 수지가 참 이뻤다. 수지는 기분 좋게 등원 버스에 올랐다.
난 회사에 있다가, 수지가 딸기체험 할 시간이 되니 딸기를 따고 있을 수지 생각이 났다. 조그마한 손으로 야무지게 딸기를 따는 모습이 머릿속에 그려졌다. 수지가 어떤 표정으로 딸기를 따고 있을지 알 것 같아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졌다.
그렇게 상상을 하며 오후 시간을 사무실에서 보내고 있었는데, 키즈노트에 사진이 올라왔다. 사진 속 수지는 역시나 밝은 표정이었다. 내가 예상한 모습 그대로인 수지 모습이라 괜히 더 반가웠다.
즐거워 보이는 수지 사진을 보니 에너지 드링크 한 병 시원하게 마신 듯 힘이 솟았다. 에너지 급속 충전에는 아이의 웃음만큼 좋은 게 없다. 보기만 해도 행복한 기운이 온몸에 퍼진다.
퇴근하고 집에 왔는데, 내가 현관문에 들어서자마자 수지가 “엄마!” 하더니 바로 오늘 따온 딸기 한 상자를 내 앞에 보여주었다.
“엄마 내가 딸기 따왔어. 이거 엄마 선물이야!”
가만히 바라만 봐도 이쁜 내 아이가 이렇게 이쁜 말을 한다. 딸기가 엄마 선물이라는 수지가 나에겐 내 인생 최고의 선물이다.
이렇게 이쁜 마음으로 이쁘게 말하는 아이를 보면 ‘내가 천사를 선물로 받았구나’ 하는 생각을 매일 한다.
수지에게 감동받은 나는 한껏 높아진 텐션으로 "우와! 우리 수지가 오늘 딸기 딴 거야? 이렇게 많이? 대단해 우리 수지! 고마워!"라고 외치며 수지를 품 안에 안았다.
나에게 선물이라고 주는 수지의 눈에선 반짝반짝 빛이 났다. 딸기를 따는 순간에도 '이거 엄마한테 보여줘야지'라고 생각했을 것 같다. 그리고 내가 올 때까지 그 마음을 꼭꼭 소중하게 담아두고 있다가 나를 보자마자 그 마음을 '팡' 하고 터뜨렸다. 소중하고 이쁜 그 마음을.
딸기를 주는 수지를 안으며 정말 행복했다.
내가 이런 순간을 누릴 수 있고,
이런 감정을 느낄 수 있고,
아이에게 이런 사랑을 받을 수 있어
참 행복하다.
수지가 따온 딸기는 지금까지 내가 먹어본 딸기 중에 가장 달콤하고 맛있었다. 마음이 달콤함으로 가득 물들었던 행복한 저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