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박2일 회사 워크숍 가서 느낀점
이번에 1박 2일로 회사 부서 워크숍이 있어서 청주에 다녀왔다. 청주까지 2시간 반동안 차를 타고 이동했고 도착하고 나서는 오후 내내 워크숍을 했다. 그리고 저녁식사를 한 후 예상치 못한 2차까지 하게 되었다. 2차를 마치고 나니 밤 10시가 넘었고 녹초가 돼서 숙소로 들어갔다.
아침 9시에 출발해서 밤 10시 반이 돼서야 숙소로 들어온 긴 하루였다. 그래도 다행히 숙소는 1인 1실이어서 혼자 편안하게 쉴 수 있었다. 그런데 낯선 호텔 방은 내 집이 주는 편안함은 주지 못했다. 숙소에 들어가면서 이제야 오늘 하루가 다 끝났다는 생각에 안도감은 들었지만 하루종일 경직되어 있던 내 정신은 쉽게 풀리지 않았다.
‘이곳이 내 집이었다면 참 좋았을 텐데’라는 생각을 하며 무거운 몸을 움직였다. 잠시 하루 떠나왔을 뿐인데 집에서 느끼는 편안함과 안락함이 그리웠다. 낯선 곳이라 그런지 피곤한데도 쉽게 잠이 오지 않았다. 한참을 뒤척이다 새벽 2시가 넘어서 겨우 잠들었다.
그리고 아이는 내가 없는 하루 동안 날 많이 찾으며 울었다고 한다. 늘 엄마랑 같이 자서인지 다정한 아빠가 옆에 있어도 엄마의 빈자리가 크게 느껴졌나 보다.
남편이 고생을 많이 했겠다 싶어서 "오빠가 고생을 너무 많이 했네"라고 하니 남편은 "수지가 제일 많이 고생했지."라고 얘기했다. 그래, 제일 고생했을 건 엄마가 보고 싶은 아이였을 것이다.
늘 같이 있을 땐 잘 의식하지 못했는데 이번에 집을 하루 비우면서 아이에게 엄마의 존재가 얼마나 큰 지 확실하게 느꼈다. 엄마를 찾으며 운 수지를 생각하니 마음이 조금 아프기도 했는데 한편으론 아이에게 엄마라는 존재가 크게 자리 잡고 있다는 게 좋기도 했다.
워크숍 이튿날 오전에는 대청댐 견학을 하고 점심식사를 한 후 두시간 반동안 차를 타고 돌아왔다. 전 날 잠을 푹 자지 못한 탓에 피로가 누적되어 많이 피곤했다.
그러나 내 집에 발을 들이는 순간 그 피로는 풀어졌다. 집에 왔다는 것 자체가 나에겐 휴식이었다. 돌아온 집은 남편과 아이가 보낸 흔적으로 여기저기 어질러져 있었지만 그래도 좋았다.
내가 없는 동안 남편이 아이를 열심히 챙겨준 흔적이라 오히려 고마웠다. 집에 오자마자 집 정리를 하고 씻었다. 정말 개운했다. 마음에 남아있던 긴장들마저 다 씻겨 내려간 느낌이었다. 그제야 정말 가볍고 편해졌다.
수지는 기다리던 엄마가 오니 반가움에 해맑게 웃으며 나에게 안겼다. 아이가 나를 보고 안도감을 가지는게 느껴졌다. 엄마가 옆에 있다는 것만으로 편안하고 자유로운 아이의 마음이 나에게 와닿았다.
워크숍을 간다고 집을 떠날 땐 하루동안 자유로울 줄 알았다. 그런데 막상 떠나보니 집만큼 좋은 곳은 없다는 걸 뼈저리게 느꼈다. 아무리 좋은 호텔에서 잔다고 해도 사랑하는 가족들이 있는 내 집만큼 좋을 순 없는 것 같다. 사랑의 온기로 가득한 내 집이 역시 제일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