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행복수집가 Sep 03. 2024

아이랑 놀이터에서 같이 노는 행복

최선을 다해 지금 이 순간의 행복 누리기

아이는 하원하고 나면 바로 집에 들어가는 법이 없다.

항상 놀이터에서 놀거나, 아니면 산책이라도 하고 간다.


오늘도 하원하고 놀이터에 갔다.

놀이터에 들어가면 제일 먼저 가는 곳은 그네다.

마침 그네에 아무도 없어서 수지 차지가 되었다.


이제 좀 크니 그네도 평범하게 안 탄다.

그네 꽈배기를 만들어서 빙글빙글 돌며 탄다.


그네에 앉더니 나에게 꽈배기 3번 돌려주라고 한다.

그래서 꽈배기처럼 만들어주면 꼬여있던 그네 끈이 풀리면서 수지도 빙글빙글 돌아간다.


이걸 탈 때마다 재밌다고 까르르 웃는 수지를 보니, 집에 빨리 들어가고 싶었던 마음이 그냥 녹아버렸다.

'이렇게 좋아하는데 놀이터에서 많이 놀아야겠다'는 생각이 절로든다.


그리고 나중엔 나에게 그네에 앉아보라며 자기가 밀어줄 거라고 했다.

"세게 밀어줄까 살살 밀어줄까?" 물어보며 강도조절도 해주는 친절한 수지다.


나는 살살 밀어주라고 했다. 수지는 "알겠어!"라고 다부진 목소리로 말하더니 작은 손으로 날 살살 밀어줬다. 물론 내가 그네를 움직였지만 수지가 밀어주는 손에는 그래도 꽤 힘이 있었다.


나의 등을 밀어주고 그네가 앞으로 나갈 때마다 수지는 폴짝폴짝 뛰며 좋아했다.

수지가 좋아하니 나도 좋았다.


그저 엄마를 밀어주는 것만으로도 해맑게 웃으며 즐거워한다.

아이를 보면 언제나 행복은 바로 지금 여기 있구나 하는 걸 느낀다.


그네를 타던 나는 일부러 몸을 뒤로 젖혀서 누운 듯이 탔다. 수지는 뒤로 누운 나를 보고 더 크게 웃었다.

"엄마 이게 뭐야~!" 하며 깔깔 웃는다.


수지가 좋아하니 누워서 몇 번 더 탔는데 그러다 보니 멀미가 날 것 같았다. 그래도 아이가 좋아하는 모습을 보는 게 좋아서 멀미를 참으면서 더 탔다.


아이의 웃는 모습이 날 정말 행복하게 한다.




놀이터에서 충분히 즐긴 수지는 놀이터 옆에 있던 작은 족구장에 가더니 나에게 같이 뛰자고 했다.


“난 여기로 갈 테니까 엄마는 저기로 가”  하며 내가 가야 할 방향도 알려줬다.


그래서 같이 뛰었다. 그런데 난 이렇게 뛰는 게 너무 오랜만이라 그런지 몸이 무거워서 잘 뛰어지지 않았다.

수지는 가벼운 발걸음으로 총총 뛰는데 난 무거운 발걸음으로 슬렁슬렁 뛰었다.


그래도 수지는 재밌어하며 웃었다.

오랜만에 아이랑 뛰어놀다 보니 몸은 좀 무거웠지만 마음은 가벼웠다.


아이랑 밖에서 뛰어노는 게 참 좋았다.

다른 놀잇감이 필요 없다.

그냥 몸만으로 충분히 즐겁게 놀 수 있다.

아이와 교감하고 피부를 맞대고 눈을 마주치며 놀았다.


아이 얼굴에 웃음이 많아질수록 내 마음에 행복도 커진다.


이제 날이 선선해지고 있다.

진짜 가을이 되면 자주 밖으로 나가서 같이 뛰며 놀아야겠다.


아이와 같이 하는 올해는 한번뿐이고,

5살의 내 아이와 같이 노는 것도 단 한 번뿐이다.

내년엔 6살이 되고, 지금과는 또 다른 모습이 되어있을 테니까.


그저 같이 그네 타고, 같이 뛰는 걸로도 충분히 즐거워하는 지금의 내 아이와 최선을 다해서 지금 이 순간의 행복을 누려야겠다.





매거진의 이전글 사랑하는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이 선물이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