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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행복수집가 Sep 11. 2024

아이와 처음 가본 경찰서

미아방지 지문등록

아이랑 경찰서에 가서 미아방지 지문등록을 하고 왔다.


지문등록을 해야겠다고 마음을 먹은 건 한 유튜브 영상을 통해서다. 영상에는 오빠를 잃어버려서 우는 여자 아이를 동네 주민들이 경찰서에 데려다줬다. 그런데 지문 조회를 해보니 지문등록이 안 돼 있었고 경찰관님이 아이와 함께 순찰차를 타고 동네를 샅샅이 뒤지다가 다행히 길에서 아이의 오빠를 만나게 되었다.


그 여자아이는 오빠가 둘이었고, 오빠들도 동생을 애타게 찾고 있었는데 동생을 만나게 되자 삼 남매가 부둥켜안고 우는데 나도 울컥했다. 그리고 경찰서에 간 아이들은 부모님을 만날 수 있었다. 이때 여자아이는 지문등록도 했다.


이 영상을 보니, 이게 남의 일이 아니라 나에게도 생길 수 있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엄마가 되고 나서는 다른 아이에게 일어나는 일이 꼭 내 아이가 겪은 것 같은 마음이 많이 든다. 공감지수가 더 높아졌다. 다른 아이가 힘든 일을 당하면 내 아이가 당한 것처럼 마음이 아프다.


그래서 혹시나 우리 수지에게 이런 일이 생긴다면?이라는 생각을 하니니, 당장 지문등록 하러 가야겠다고 마음을 먹게 되었다.




경찰서는 나도, 아이도 처음 가보는 거라 궁금하기도 하고 괜히 두근거리기도 했다.

경찰서 앞에 도착해서 문을 여는데 여태껏 한 번도 보지 못한 새로운 세상으로 가는 비밀의 문을 여는 것 같았다.


우리가 간 곳은 동네 파출소였고, 그리 크지 않고 아담했는데 아주 깔끔했고 아늑한 느낌이 들었다.

파출소 안에는 경찰관님 한분과 파출소장님으로 보이는 분이 계셨다.


내가 미아방지 지문등록을 하러 왔다고 하니 가족관계증명서가 필요하다고 하셔서 무인발급기에서 발급을 했다. 그리고 잠시 앉아서 대기했다.


기다리는 동안 경찰서 안을 구경했다. 수지도 여기저기 둘러보며 경찰서 안을 구경했다.

그렇게 수지와 둘이 앉아 있는데 파출소장님이 오시더니 수지에게 포돌이 키링을 선물로 주셨다.

소장님은 수지를 보고 웃으시며 "얘는 포돌이야. 자 받아" 하고 주셨다.


포돌이 키링은 매우 귀여웠다. 시중에서는 구할 수 없는, 경찰서에서만 받을 수 있는 키링이라 더 특별하게 느껴졌다.


기다리는 아이에게 작고 귀여운 선물을 주셔서 참 감사했다. 다정한 배려를 받은 느낌이었다.


그리고 경찰관님이 안전드림앱을 모바일에 설치해 달라고 하셔서 앱을 깔았다.

이런 앱이 있는지 몰랐는데 이번에 미아방지 지문등록을 알아보며 이런 앱이 있는지 처음 알게 되었다.


앱을 다 깔고 나서 경찰관님이 수지의 정보를 입력해 주셨다.

주소, 부모 연락처, 아이 키, 몸무게, 신체 특징 등을 입력하고 지문등록을 했다.

수지의 작은 엄지 손가락을 꾹 누르자 나도 처음 보는 수지의 지문이 등록되었다.

이게 뭐라고, 수지의 지문을 보는데 신기했다.


경찰관님은 36개월이 지난 아이는 지문이 거의 바뀌진 않을 텐데 그래도 혹시 모르니 나중에 한번 더 지문등록 하러 오라며 친절히 설명해 주셨다.


이렇게 지문등록을 완료하고 나왔다.




작은 일이었지만 처음으로 경찰서에 가서 하나의 도움을 얻었다. 그리고 친절하고 편안하게 안내해 주신 경찰관님께 감사한 마음이 든다.

사건 사고가 난 곳에서만 볼 수 있다고 생각했던 경찰관님을 가까이서 보니 친근했고 또 듬직했다.


미아방지 지문등록을 하고 나니 미뤄왔던 중요한 숙제를 한 것 같아 이제야 마음이 좀 가볍다.


지문등록은 경찰서를 가지 않아도 안전드림앱에서도 본인이 할 수 있다고 한다.

그런데 나는 경찰서 가서 지문등록 하는 게 마음이 더 편하기도 하고, 파출소가 가까이 있기도 해서 직접 갔다. 등록하고 나니 마음이 편하다.


혹시 이 글을 보시는 분들 중에 어린 자녀가 있으신 분들은 미아방지 지문등록을 꼭 해놓으셨으면 한다.

위험한 일이 안 생기는 게 제일 좋지만, 어떤 일이 생길지 모르는 것이니 안전을 위해 예비할 수 있는 장치들은 다 마련해 두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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