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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행복수집가 Sep 23. 2024

아이와 함께 자연에서 행복 만끽하기

자연속에서 행복할 수 밖에 없는 이유

하루종일 세차게 내리던 비가 그친 다음날, 선선한 날씨가 얼굴을 내밀었다.

그동안 정말 온몸이 더위에 녹아내릴 것처럼 뜨거웠는데, 길었던 여름이 드디어 지나가나 싶다.


오랜만에 선선해진 날이 반가워서 우리 가족은 연꽃으로 가득한 풍경이 아름다운 강주연못에 있는 카페에 나들이를 갔다.


지금 연꽃은 없었지만 커다란 연꽃잎이 연못을 가득 채운 풍경도 놀랍도록 아름다웠다.

진주 강주연못


일단 카페에서 각자 먹고 싶은 걸 시켜서 먹고, 배가 불러진 아이는 나가자고 했다.

나도 나가서 산책하고 싶었기에 기쁜 마음으로 수지 손을 잡고 같이 나갔다.


우리는 커다란 연꽃잎을 가까이서 구경도 하고, 연못 속에 물고기가 있나 보기도 하면서 즐겁게 산책했다.


그동안은 너무 더워서 야외활동 하기가 쉽지 않았는데, 이제 선선해지니 아이랑 자연을 관찰하고 구경할 수 있어 너무 좋았다. 자연에 있다 보면 아이는 모든 것에 호기심을 가지고 관심을 가지며 관찰한다.


'이건 왜 그럴까, 이거 신기하다, 이거 너무 이쁘다'는 말을 하며 다양한 감탄사가 나온다.

나 또한 마찬가지다. 자연 속에 있다 보면 나도 어린아이가 된 듯 모든 게 신기하고 감탄하며 모든 걸 바라보게 된다.





정해진 틀을 가지고 있는 실내 놀이터나, 키즈카페보다 드넓은 자연을 놀이공간으로 삼으면 생각의 한계가 없어지는 것 같다. 자유롭게 생각하고, 새로운 발상을 하게 된다.


자연속에서 마음과 정신이 새롭게 환기되는 것 같다.

자연 속에 아이와 있는 시간이 참 행복했다.


연못길을 산책하고 나와서 수지는 카페 입구에 있던 바람개비 자전거 바퀴에 빠졌다. 강아지와 고양이가 자전거를 타고 있는 귀여운 조형물이었는데, 바퀴가 바람개비여서 바람이 부니까 뱅글뱅글 돌아갔다. 꼭 강아지와 고양이가 자전거 경주를 하는 하는 것 같았다.


수지는 바람에 돌아가는 바람개비 바퀴가 너무 재밌는지 30분을 넘게 그 자리에 계속 있었다.

그리고 둘의 경주를 생중계했다.


바람개비가 돌아가다가 멈추면 “어, 빨간불이다!”

바람개비가 움직이면 “초록불이다!”

“엄마 멍멍이가 1등 했어! 엄마 냐옹이가 1등 했어!”

“엄마 멍멍이 꼴등~”

“멍멍이야 힘내! 냐옹이야 더 빨리 가자 힘내!”


자전거를 타는 고양이와 강아지를 응원도 하고, 순위도 매겨주며 조잘조잘 생중계하는 수지가 너무 귀여웠다.

그렇게 그 한자리에서만 30분을 넘게 있었다.

수지에게 이제 다른 데 가보자, 카페에 들어가 보자 해도 "난 이게 재밌는데" 하며 자리를 떠나지 않았다.


자기만의 즐거운 놀이에 푹 빠져서 온 마음 다해 그 순간을 즐기는 아이를 보며 생각했다.

언제나 지금 이 순간에 집중하며 최선을 다해 그 순간을 보내는 아이 같은 마음으로 사는 게 행복한 삶이구나.

이 순간에 온전히 집중하면 행복은 멀리 있지 않다는 것을 자주 실감한다.




수지와 밖에서 한참 놀다가 다시 카페 안으로 들어갔다. 수지는 물 한잔 마시고 이번에는 아빠와 같이 밖으로 나갔다. 그 시간 동안 나는 잠시 쉴 수 있었다.

쉬는 동안 핸드폰은 내려놓고 창밖 풍경만 바라봤다.


나무와 연꽃잎으로 가득한 아름다운 풍경을 보고 있으니, 저절로 행복해진다.자연은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충만한 행복을 느끼게 한다.


이 행복함을 고요히 더 음미하고 싶어서 다른 아무것도 하지 않고 가만히 바라보기만 했다.

자연을 보며 이런 여유와 휴식을 가지는 시간이 참 좋았다.


카페 주변에서 한참 놀던 아이는 자갈밭에서 작은 무당벌레 한 마리도 발견했다.그리고 같이 있던 이 날 처음 본 또래 친구랑 무당벌레를 손에서 손으로 옮기며 놀았다. 아이 손톱 크기만 한 작은 무당벌레 한 마리로 아이들은 오래도록 재밌게 놀았다.


자연 속에서 자연을 벗 삼아 노는 아이의 모습이 참 편안하고 조화로웠다.

키즈카페에서 노는 아이보다 자연 속에서 노는 아이의 모습이 훨씬 더 편안해 보인다.


이건 아이뿐만이 아니라 어른도 마찬가지다.

사람은 누구나 자연 속에서 쉼과 평안을 누린다.

우리도 자연의 한 일부이기에, 그 어떤 크고 화려한 건물에 있는 것보다 자연 속에서 가장 편안함을 느끼는 것 같다.


길었던 여름이 지나고 이렇게 선선한 가을이 오니 더없이 반갑고 기쁘다. 자연 속에서 아이와 함께 마음껏 이 계절의 행복을 만끽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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