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의 마음이 핑크빛으로 닿은 말
하루는 아이가 자기 전에 침대에 누워서 나에게 이렇게 말했다.
“엄마 다른 엄마로 바뀌면 안 돼. 엄마가 최고야.”
이 말 한마디가 내 마음을 핑크빛으로 가득 물들였다.
하루를 마무리하는 밤, 아이게 나에게 소중한 선물을 준 것 같았다.
수지의 이 말에 나는 “응 엄마 다른 엄마로 안 바꿔. 엄마는 수지 엄마야.”라고 말하며 아이를 쓰담쓰담해주었다.
수지가 갑자기 이 말을 한 이유는 이 날 본 EBS 어린이 드라마에서 다른 친구 엄마를 부러워한 아이가 ‘엄마가 바뀌었으면 좋겠다’는 말에 다음날 마법처럼 엄마가 바뀌어 있었다. 그리고 이런저런 일들을 겪으며, 본인의 엄마가 자기에게 가장 좋음을 알게 되는 내용이었는데 그 드라마를 보고 나서 수지도 상상하게 됐나 보다.
혹시 엄마가 다른 엄마로 바뀌면 어쩌나 하고. 저 드라마 속 일이 나에게도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 아이의 발상이 너무 귀여웠다.
어른인 나는 당연히 저런 일은 실제로 일어날 수 없다는 것을 알지만, 아직 어린 수지는 저게 실제로 일어날 수 있는 일인지, 아닌지 아직 정확하게 구분 하진 못하고 뭐든지 자신에게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아이가 자신에게 어떤 가능성의 제한을 두지 않는 건 정말 순수해서 그런 것 같다.
자기가 무엇이든 될 수 있고, 어떤 일이든 일어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생각에 제한이 없고, 상상의 세계가 무한하게 넓다.
이렇게 순수하다 보니 자기 전에 드라마에서 본 내용이 생각나서, 자고 일어난 후 엄마가 바꿔 있으면 어쩌나 하고 걱정이 됐나 보다.
그러면서 자기에겐 엄마가 최고라고, 엄마 바뀌면 안 된다고 하는 그 마음이 너무 소중하고 사랑스럽다.
그리고 엄마가 바뀌면 안 된다는 수지에게 나의 마음도 전하고 싶다.
"수지야, 엄마는 언제나 변함없이 수지 엄마야. 수지와 함께하는 날들을 매일 사랑하고 감사하며 살 거야. 엄마 딸로 와줘서 고마워. 사랑해 우리 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