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는 순간에도 함께하는 아이의 마음
아이가 하루는 잠들기 전 침대에 누워서 이런 말을 했다.
"엄마 나 무서운 꿈 꾸면 어떡하지? 귀신이가 나오면 어떡해?"
"그럼 엄마가 수지 안아줄게. 꿈에 귀신 안 나올 거야."
수지가 보는 유튜브 어린이 채널에서 한 번은 할로윈 귀신 분장을 한 걸 봤는데 그때부터 귀신에게 호기심을(?) 가지며 뭔가 무서운 건 '귀신'이라고 인지한다. 그리고 종종 귀신 이야기를 하기도 한다. '귀신 나오면 어떡해? 저기 귀신 있는 거 아니야?' 같은.
이 날 저녁엔 꿈에서 귀신이 나올까 갑자기 무서웠나 보다. 귀신 안 나올 거라고, 수지는 좋은 꿈 꿀 거라고 다독여주고 반대로 내가 아이에게 물었다.
”수지야 엄마가 무서운 꿈 꾸면 어떡하지? “
누워 있던 수지는 내 말에 갑자기 몸을 벌떡 일으키더니 “엄마 그럼 이렇게 일어나. 그럼 나도 일어날게.”
라고 말했다.
진지하게 '내가 엄마를 지켜줄 거야' 하는 표정으로 말하는 수지를 보니, 이 사랑스러운 아이가 함께라면 꿈에 어떤 무서운 귀신이 나와도 다 물리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평소 무서운 꿈을 잘 꾸진 않지만 혹시 내가 안 좋은 꿈을 꾸게 되더라도, 내 옆에 사랑스러운 아이가 나와 같이 있어줄 거라 생각하니 든든하고 흐뭇하다. 그리고 아이가 일어나지 않아도 내 옆에서 새근새근 자고 있는 사랑스러운 모습을 보기만 해도 놀란 마음이 금방 진정될 것 같다.
내가 자는 순간에도, 내 꿈속에서도 아이의 마음이 나와 함께하는 것 같다.
아이의 사랑이 내 마음을 빈틈없이 채우고, 아이를 향한 사랑이 내 마음에서 흘러넘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