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절히 바라는 마음에 기회가 행운처럼 찾아온다.
오늘도 수지는 등원하지 못하고 가정보육을 했다. 수지가 태어나고 나서 나의 연차는 수지를 위해 존재한다. 아이는 어제 괜찮다가도 오늘 갑자기 아프기도 하고, 이런 경우가 예고 없이 찾아오기 때문에 항상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어야 한다. 수지가 갑자기 아플 때를 대비해서 연차를 잘 안 쓰고 아껴둔다. 그리고 수지가 아플 때 유용하게 잘 쓴다. 나를 위해 써도 참 좋겠지만, 아이가 아플 때만 써도 연차가 부족하다. 어쨌든 내 아이가 아플 때 연차를 써서 옆에 있어 줄 수 있는 것이 감사하다.
오늘은 어제와 달리 날씨가 너무 화창하고 좋았다. 완전 여름 느낌의 청량하고 푸른 하늘을 보니 집에만 있을 수 없었다. 그래서 수지에게 “수지야 우리 산책하러 갈까?” 하니 수지가 “좋아!” 하며 바로 나갈 준비를 한다.
수지는 아직 몸이 완전히 나은 건 아니라 무리하면 안 될 것 같아 유모차에 태우고 산책을 갔다. 그렇게 나가서 아파트 단지를 벗어나는데, 우리가 나가는 후문 입구에 ‘찰옥수수’라고 적힌 간판을 달고 있는 트럭이 있는 걸 발견했다.
내가 거의 일주일 전부터 옥수수가 너무 먹고 싶다는 생각을 계속했다. 그래서 가까운 마트에서 포장된 옥수수 팔길래 한번 사봤는데 한입 먹고 바로 버렸다. 내가 알던 옥수수의 맛이 아니었다. 너무 맛이 없어서 도저히 먹을 수 없었다.
그래서 옥수수는 역시 바로 찐 옥수수를 먹어야 제일 맛있는데, ‘옥수수 먹고 싶다 옥수수 사야겠다’ 생각만 하고 있었다. 시장에서 찐 옥수수 파는 그런 걸 먹고 싶어서, 인터넷으로 주문을 해볼까 해도 내키지 않아서 그냥 마음에만 담아두고 있었다.
그런데 찐 옥수수 파는 트럭을 보는 순간, 바라던 꿈이 이루어진 것처럼 너무 기쁘고 정말 반가웠다. ‘나에게 옥수수를 살 기회가 왔다!’ 싶어 냉큼 가서 사장님께 옥수수 얼마냐고 물어보니, 한 봉지에 5천 원이라고 하셨다. 그래서 한 봉지에 몇 개냐고 여쭤보니 4개라고 하셔서 한 봉지 달라고 했다.
수지도 옥수수를 잘 먹어서, ”수지야 우리 옥수수 먹자 “라고 하니 수지는 얼마 전 마트에서 맛없는 옥수수 먹었던 걸 기억하고, ”옥수수 맛없잖아 “라고 말해서 ”아니야 수지야 이건 정말 맛있어 우리 이거 먹자 “라고 말하고 있었는데, 내가 수지와 말하는 사이 사장님이 웃으시며 나를 보고 뭐라 뭐라 말하시며 옥수수 봉지를 담으셨는데, 그 당시엔 뭐라고 말씀하신 건지 잘 듣지는 못했다.
일단 “잘 먹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인사하고 나오는데, 얼굴이 검게 그을렸지만 웃는 모습이 너무 인자하고 푸근하셨던 사장님이 수지를 보고 환하게 웃으시며 “안녕~“ 하고 인사해 주셨다.
그리고 나중에 집에 와서 보니 한 봉지에 4개라고 하셨던 사장님이, 3개를 더 넣어주셔서 7개나 들어있었다! 내가 수지랑 얘기하느라 정확히 못 들었던 사장님의 말이, 옥수수를 더 넣었단 말이었구나 싶었다.
우리 수지를 계속 보시며 웃으셨는데, 아마 손주가 있으셨을 것 같다. 잠깐 뵀지만 웃음이 인자하고 우리 수지를 바라보는 눈빛에서 아이를 정말 이쁘고 사랑스럽게 여기는 마음이 느껴졌는데 본인 손주 생각에 넉넉하게 넣어주신 게 아닌가 싶다. 그 마음이 너무 감사했다.
그동안 찰옥수수 트럭이 아파트 앞에 와있는 걸 이전에도 자주 봤었는데, 한 번도 관심을 가진 적이 없었다. 그때는 옥수수에 별 관심이 없었으니까.
그런데 요즘 옥수수 먹고 싶다고 계속 생각하고 있는데 옥수수 트럭을 만나니 이건 기회다 싶었고, 나 정말 운이 좋네! 란 생각이 들었다. 알고 보니 옥수수 트럭은 매주 수요일에 우리 아파트 앞에 온다고 하셨다.
내 마음에 옥수수를 먹고 싶은 간절함이 없었을 때는 옥수수 트럭이 있어도 모른 채 그냥 지나쳤는데, 간절히 먹고 싶은 마음에 옥수수 트럭을 만나니 감사하고 행복하기까지 했다.
마음에 뭔가를 간절히 바라면 그 마음에 반드시 기회가 만나진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간절히 바랐기 때문에 이 옥수수 트럭은 나에게 좋은 행운으로 다가온 것이다. 그 차는 항상 매주 그 자리에 있었는데 말이다. 아이와 산책할 때 자주 가는 길이 있는데, 오늘은 그 길로 안 가고 모처럼 후문 쪽으로 갔는데 그 트럭을 발견했으니, 정말 그 당시 내 마음엔 우주의 기운이 나를 이 옥수수 트럭으로 이끌었구나 싶었다!
내 인생의 꿈에도 오늘의 경험에서 느낀 점이 적용된다고 생각한다. 나에게도 크고 작은 꿈들이 있다. 나도 지금껏 살면서 간절히 바랐던 것을 얻어본 경험도 있고, 도전했지만 좋은 결과를 얻지 못한 경험도 있다. 그런데 중요한 건 간절히 바라는 그 마음은 반드시 노력과 실행을 하게 하고 그리고 어떻게든 기회는 꼭 찾아온다는 것이다. 간절히 바라기 때문에 기회를 모른 채 지나치지 않고, 기회인 것을 알아채고 잡을 수 있었다.
이루고자 하는 꿈이 있다는 것이 내 삶의 원동력이 된다. 이 꿈이라는 게 거창한 것만은 아니다. 내가 오늘 글 하나를 써야지, 내일도 써야지, 꾸준히 써야지 하는 것도 나의 꿈이 될 수 있고, 이번 주말에 우리 가족들 좋은 곳으로 나들이 가야지 하는 것도 꿈이 될 수 있다. 아직 오지 않은 날에 대해서 바라는 모든 게 꿈이고, 오늘보다 더 나은 내일을 기대하는 마음도 꿈이다.
내가 앞으로 살아갈 날들에 대해서 뭔가 바라고, 이루고, 얻고자 하는 마음의 모든 게 꿈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꿈을 마음에 품고 살면 항상 생기 있고 활력이 있다. 그리고 내 마음에 품은 꿈을 내 삶이 닮아간다. 나에게 찾아온 행운과 행복을 그냥 지나치지 않는다.
바라는 것이 있으니, 기회를 알아보고 그것을 감사함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오늘 먹고 싶었던 옥수수를 먹게 된 것이 내게 행운으로 다가오면서, 이 경험을 더 넓게 내 삶과 내 꿈에 대해 적용해 볼 수 있고 생각하게 되었다.
지금 이 순간에 대한 감사와 내일에 대한 꿈이 있는 삶엔 행운이 가득하리라 믿는다. 그리고 그 행운을 그냥 모른 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