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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행복수집가 Jan 03. 2024

새해 첫 출근날 받은 선물세트

복을 나누는 인사, 사랑을 퍼트리는 아이

아이는 일주일간의 방학을 마치고 오늘 등원을 했다. 방학 동안 어린이집 친구들이 내심 보고 싶었던 건지 수지는 오늘 아침에 잘 놀다 오겠다고 말하며 신나게 등원했다. 밝게 등원하는 아이의 모습을 보며 나도 한결 가볍고 감사한 마음으로 새해 첫 출근을 했다.


새해에 출근하니 만나는 사람들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고 하는 인사를 나눈다. 왠지 이 인사가 참 좋다. ‘안녕하세요’ 대신 ‘오늘도 복 많이 받으세요’라고 인사해도 참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상대에게 ‘복 많이 받으세요’라고 인사하니 이렇게 말하는 나도 기분이 좋다.  그냥 ‘안녕하세요’라고 인사할 땐 무표정인 사람들도 많은데,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고 말하는 사람들은 한결같이 다 웃는 얼굴이었다. 나 또한 그랬다.


좋은 말을 건네니 표정도 밝아지는 것 같다. 이렇게 새해 첫날은 인사 하나로도 마음에 밝은 해가 뜨는 기분이다. 하루 종일 만나는 사람들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고 인사하며 행복함을 마음에 담았다.




수지는 하원하고 나서 놀이터에서 친구와, 친구의 오빠랑 같이 공놀이를 하며 신나게 뛰어다녔다. 아직 공을 발로 멀리 차거나, 멀리 던지기엔 힘이 조금 약하지만 열심히 뛰어다니며 공을 잡고 공을 차는 아이의 모습이 너무 사랑스러웠다.

그렇게 한참 공놀이를 하고 있는데 어린이집의 다른 친구 한 명이 놀이터에 왔다.


그 아이도 수지와 같이 공놀이를 하는 무리에 껴서 놀고 싶은데 선뜻 들어와서 놀기가 쑥스러웠던 모양이다. 아이 엄마가 손을 잡고 공놀이를 하는 우리 아이들 곁으로 왔다. 그리고 “우리 ㅇㅇ 이도같이 공놀이하고 싶나 봐~ 같이 놀자” 하며 아이를 무리 곁에 데려다 놓았다.


수지가 그 말을 듣고 쭈뼛거리며 서 있는 친구 ㅇㅇ이의 손을 덥석 잡더니 공놀이하는 무리 사이로 들어갔다. 그리고 공을 잡고 있는 다른 친구에게 “ㅇㅇ한테도 공 줘”라고 수지가 말했다.


그런데 낯을 가리는 친구 ㅇㅇ는 자기에게 공이 와도 부끄러워서 잡지 못하고 못하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본 수지가 공을 잡아서 ㅇㅇ앞에 공을 내밀어 주었다. 어떻게든 ㅇㅇ와 같이 공놀이를 하려고 애쓰고 챙기는 수지의 모습에 감동을 받았다.


내 아이가 부끄러워하고 낯을 가리는 친구를 정성스럽게 챙기고 살피는 모습에 조금 놀라기도 했고 신기하기도 했다. 수지의 이쁜 마음이 나에게도 스며들어 내 마음도 이쁜 색깔로 물들었다. 이쁘게 잘 커주고 있는 아이에게 정말 고맙고, 행복하다.




세상 환하게 웃으며 즐겁게 뛰어노는 내 아이의 모습을 보고 있는 순간은 온통 행복으로 가득 찬다. 오늘 회사에서 있었던 힘들었던 일도 다 잊고, 다른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게 된다.


내 눈앞에서 웃으며 놀고 있는 아이를
바라보고 아이에게만 집중한다.
그러면 내가 있는 곳은
행복으로 가득한 천국이 된다.
내가 지금 있는 이곳이
천국이란 마음이 든다.
아이는 나에게
이런 아름다운 세상을 항상 보여준다.  


오늘은 새해 첫 시작이라 조금 특별하게 느껴지는 날이라 그런지, 날 행복하게 한 것들이 더 선명하게 마음에 남는다.


하루 종일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고 웃으며 인사를 주고받은 좋은 마음들, 그리고 주변 사람들에게 사랑을 퍼트리고 다니는 내 아이, 모든 것을 다 잊게 만드는 아이의 환한 웃음이 오늘 내 마음을 행복으로 빈틈없이 채워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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