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행복수집가 Oct 30. 2024

아이가 나에게 부린 마법  

엄마에게 힘을 주는 아이의 마법  

아이가 다이소에서 공주놀이 세트를 샀다.

그 세트에는 왕관, 요술봉, 목걸이, 반지 등이 있었다.

집에 오자마자 다 꺼내서 왕관은 바로 머리에 쓰고, 다른 액세서리로 치장하느라 바빴다.


공주로 변신하는 수지를 흐뭇하게 바라보고 있다가 혼자서도 잘 놀길래, 나는 설거지를 하러 갔다.


한참 설거지를 하고 있는데 수지가 요술봉을 들고 오더니 "엄마 힘든 거 있으면 말해!"라고 했다.

꼭 자기가 요술램프의 지니가 된 것처럼, 눈을 반짝이며 뭐든 들어주겠다는 자신 있는 표정으로 요술봉을 휘두르며 말했다.


그래서 나는 수지에게 "엄마, 설거지 힘들어"라고 말했다. 수지는 내 말을 듣더니, 요술봉을 빙글빙글 돌리며 "설거지 힘들지 마라 뿅!"이라고 말했다.


그 말에 웃음이 터졌다.

수지의 요술봉과 마법주문은 바로 효력을 나타냈다.

수지의 요술 덕분에 그날 나는 설거지 하는게 하나도 힘들지 않았다. 얼굴엔 웃음을 가득 머금고 콧노래를 부르며 즐겁게 설거지를 했다.


설거지를 다 끝낸 후에도 수지는 요술봉을 휘두르며 "엄마 힘든 거 있으면 말해!"라고 했다.


힘들 때마다 수지가 요술봉을 휘두르며 힘들지 말라고 요술을 부려주면 정말 힘이 불끈 나고, 즐겁기까지 하다. 나의 사랑스러운 요정 덕분에 뭐든지 가뿐하게 해낼 힘이 생긴다.


이런 천사 같은 아이가 내 곁에 그저 건강하게만 있어준다면 난 이제 어떤 일도 힘들지 않게, 즐기며 할 수 있을 것 같다.




매거진의 이전글 아이가 준 편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