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사랑만 주는 시부모님을 자랑합니다

시댁에 다녀올 때마다 사랑을 가득 받아옵니다

by 행복수집가

오늘은 합천에 사시는 수지 할아버지댁, 나의 시댁에 다녀왔다. 합천은 내가 사는 진주에서 30분 정도면 가는 가까운 거리라 별일 없어도 한 번씩 주말에 간다.


합천으로 가는 길에 보이는 풍경들은 너무 이뻐서 꼭 드라이브하는 기분이다. 주변이 온통 산으로 뒤덮인 풍경인데 여름이라 초록잎이 더 우거진 산의 모습을 보니 파란 바다를 보는 느낌과는 다르게 마음이 시원해진다.


그렇게 아름다운 풍경을 보며 달리다 보니 어느새 시댁에 도착했다. 수지를 보자마자 아버님 어머님 얼굴에 환한 웃음꽃이 피면서 “우리 공주 왔어요~” 하고 번쩍 안아주신다. 허리가 안좋아서 허리 복대를 하고 계신 어머님이 허리의 고통을 잠시 잊을정도로 아이가 너무 반가우신듯 했다. 우리가 오늘 간다고 했던 순간부터 우리식구가 올때까지 간절히 기쁜 마음으로 기다리셨을 것 같은 할아버지 할머니의 마음이 느껴졌다.


우리가 도착한 시간이 점심때쯤이어서, 우리는 외식을 하기로 했다. 이전에는 항상 어머님이 식사준비를 해주셨는데, 허리와 다리가 안좋은 어머님이 내내 부엌에서 우리 식사를 준비하시는게 늘 마음에 쓰였다. 그래서 이번에 갈때는 우리 밖에서 사먹자고 미리 말씀을 드렸다.


시댁이 있는 마을은 황매산 밑에 조용한 시골마을이라 근처엔 식당이 없고 외식하려면 차를 타고 나가야 한다. 차를 타고 나가는 번거로움이 조금 있더라도, 그래도 이런 기회에 아버님 어머님도 맛있는 식사 같이 하시고 무엇보다 어머님이 부엌일을 하는데 시간을 쓰지 않고 이쁜 손녀랑 시간을 많이 보내셨으면 하는 마음이 컸다.


밖에서 먹는걸 어머님도 반가워하셨다. 그리고 우리는 처음에 짜장면을 먹을까 하고 중국집에 가려고 했는데, 어머님이 조금 나가면 돈까스 집이 있다고 하셨다. 돈까스는 아이랑 외식할때 실패가 거의 없는 정말 좋은 메뉴다. 그래서 돈까스 집으로 가기로 정하고, 다같이 차를 타고 출발했다.


어머님이 알려주는데로 길을 가는데, 계속 산만 보이고 뭔가 식당가가 보이지 않았다. 어머님은 가다보면 그 식당이 잘 보인다고 하셨다. 그 식당의 이름은 ’실크로드‘ 라고 하셨다. 뭔가 이름부터 심상치 않은 느낌이다. 도대체 어떤 돈까스 식당일까 싶은 궁금한 마음에 실크로드라는 간판을 열심히 찾으며 갔다.


그랬더니 정말 뜬금없는 곳에 ’실크로드 경양식 레스토랑‘ 이 나온다. 그냥 산길 도로 옆에 모텔 하나와 레스토랑이 있다. 왠지 흥미로웠다. 간판에 경양식 레스토랑이라고 적힌 것도 요즘 도시에서는 잘 볼 수 없는 문구라 나의 흥미를 매우 유발시켰다.


그리고 계단을 올라가서 문을 여는데, 신세계다. 와, 뭔가 80,90년대를 배경으로 찍은 영화속에 나오는 풍경같다. 영화에서 보던 다방같은 느낌이 들기도하고, 정말 첫인상이 강렬했다. 내가 사는 진주도 대도시는 아니지만 그래도 모든 레스토랑은 ‘이태리 음식 파는 곳입니다’ 하는 느낌의 인테리어에 세련됐다. 내가 우리 수지와 가는 돈까스식당들도 다 그런 느낌의 세련된 식당들이었다.


늘 고층 아파트가 가득한 동네에 있는 그런 식당에 가다가, 산길 한적한 곳에 뜬금없이 자리한 식당에 오니 뭔가 과거로 돌아온 느낌이 들었다. 정말 어떤 돈까스가 나올까, 메뉴가 뭐가 있을까 너무 궁금했다.


그리고 메뉴판을 보니 식사 메뉴는 오직 돈까스 종류만 있었다! 돈까스 하나만 파는 맛집인건가. 다른 커피나 음료 종류도 있었지만 일단 식사 메뉴는 돈까스, 생선까스, 치즈롤까스, 어린이 돈까스뿐이었다. 일단 어린이돈까스 있는 것에 흠칫 놀랐고, 수지는 어린이 돈까스를 시켜주고 우리 모두 돈까스 종류 하나씩 다 시켜서 먹어보기로 했다. 음식이 나오기를 기다리며 앉아서 내부를 구경하는데 계속 신기했다.


이 식당은 흔한 아기의자도 없었다. 평소 수지는 아기의자 아니면 잘 앉지 않았는데, 여기는 수지가 보기에도 새롭고 신기한지 어른의자에 잘 앉아있었다. 그리고 아이가 어른 의자에 앉아도 식탁 높이가 아이가 밥을 먹기에 딱 적당한 높이어서 깜짝 놀랐다. 수지와 식당에 가면, 아기의자에 앉지 않으면 테이블이 너무 높아서 수지가 밥을 먹을 수 없어 어쩔수없이라도 아기의자에 앉아야 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여기는 아기에게 안성맞춤이었다.


다만 어른에겐 조금 낮은듯한 테이블이었지만 먹는데 전혀 불편하지 않았다.


어른들과 같이 있어서 사진을 막 찍진 못했지만, 여기저기 구경하며 눈에 담았다. 어떤 돈까스가 나올까 기대하며 기다리는동안 아버님 어머님은 수지를 보며 계속 웃으시고 아이의 행동 하나, 말 하나하나에 기뻐하신다. 행복해하시는 웃음을 볼 때마다 내 마음도 행복해진다. 이순간이 참 아름답다는 마음이 들었다.


우리 수지를 너무 이뻐하는 어른들을 보면, 나도 나중에 손녀 손자가 생기면 어떤 기분일까 궁금해지기도 한다. 아직 내 아이가 한참 어리고 아이가 너무 이쁘고 사랑스러워서 지금 수지에게 주는 사랑만해도 넘치는데 나중에 내가 할머니가 되면 손주가 얼마나 사랑스러울까 하고 상상하게 만드는 정말 행복한 시부모님들의 모습이었다.


그리고 돈까스가 나왔고, 정말 어릴적 먹었던 경양식 돈까스 그대로의 모습같았다. ‘응답하라’ 시리즈에 나온 돈까스 같은 그런 느낌이었다. 늘 요즘(?) 돈까스에 익숙해져 있다가 옛날 돈까스를 보니 반갑기도 하고 재밌기도 하고, 이 돈까스 하나로도 새롭게 기분전환이 되는걸 느꼈다.


그리고 제일 중요한 돈까스의 맛은! 맛.있.었.다! 다들 맛있다고 잘 먹었다. 우리 수지도 자기 몫의 돈까스를 다 먹었다. 수지가 돈까스집 가서 돈까스를 안남기고 다 먹는 경우는 잘 없었는데, 오늘은 배가 고프기도 했겠지만 정말 잘 먹었다. 잘 먹는 아이를 보며, 이집은 맛집이라고 인정했다.


행복한 점심시간이었다. 시댁 어른들과 같이 새로운 곳에 와서 맛있는 식사를 하며, 아이와 함께 즐거워하는 순간이 정말 행복했다.


밥을 다 먹고 우리는 근처 드라이브 하고 들어가기로 했다. 합천은 황매산을 비롯하여 관광명소로 유명한 곳이다. 볼거리가 많고, 자연경관도 아름답고 합천호도 있어서 산과 강에서 체험할 수 있는 것들이 많다. 오늘은 일요일이라 관광지를 지날때마다 차들이 정말 많았고 드라이브 하면서 둘러보니 군데군데 펜션도 정말 많았다.


우리는 합천댐을 한바퀴 돌기로 하고 가는 길에 어머님이 수지 과자 사준다고 잠시 편의점에 들렀다. 관광지에 있는 편의점에 가서 이것저것 먹을걸 고르다보니, 같이 여행온 기분이 들고 괜히 더 기분이 좋아졌다. 여행가면 먼저 하는게 편의점에 가서 숙소에서 먹을 간식을 이것저것 사는건데, 꼭 여행와서 숙소에서 먹을 간식을 사는 기분이었다. 수지는 자기가 먹고 싶은 과자와 주스를 야무지게 고르고 어머님이 나랑 남편에게도 과자 먹고싶은거 사라고 하셔서 냉큼 집어들었다. 그렇게 간식도 잘 사고 수지는 차안에서 즐겁게 과자 먹으며 아주 편안하게 잘 왔다.


드라이브 하며 보는 풍경도 너무 아름다웠다. 웅장하고 울창한 산, 어딜가나 가득한 나무와 숲, 높은 산들, 그리고 그 사이를 흐르는 강의 풍경이 정말 아름다웠다. 나의 시댁이 합천인것이 참 좋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우리 수지에게도 시골에 할아버지 집이 있는게 아이에게도 참 좋은 경험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말 아름다운 곳이다.


드라이브 하며 시댁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아버님은 지인분과 계속 전화통화를 하면서 가셨는데, 거의 30분을 통화 하신것 같다. 무슨 얘기를 하시는지 웃으시기도 하고, 이런저런 얘기를 즐겁게 하시는데, 옆에서 어머님은 그런 아버님을 보고 “아고 무시라” 라고 하셨다. ‘무시라’는 경상도 사투리로 무섭다는 뜻인데, 정말 무서운 상황에서 쓰는 무섭다가 아니라, 징글징글하다 하는 뜻과 더 가깝다. 그 말을 듣는데 얼마나 웃긴지, 웃음이 나왔다.


그리고 전화통화를 한참 하는 아버님을 보며, 요즘엔 모든 사람이 지인뿐만 아니라 가족들과의 소통마저도 전화보단 메시지로, 글자로 하는 경우가 많다. 오히려 전화를 하면 상대방의 귀한 시간을 뺏는게 아닐까 생각하게 되고 오히려 실례라고 생각한다. 어느새 그런 생각을 하게 된것 같다. 그래서 늘 필요한 얘기를 메시지로 한다. 얼굴 한번 보려면 오래전부터 날을 잡아놔야 하고, 통화를 하려고 해도 지금 전화 가능해? 라고 물어봐야 한다.


그런데 아버님은 지인들과 메시지로 소통하시는것이 아니라, 필요한 모든 말을 전화로 다 하신다. 오히려 메시지가 더 답답하실 것이다. 타자치는것도 쉽지 않고, 하고 싶은 말을 작은 네모칸에 넣는것이 매우 어려우실 것이다.


그래서 전화로 육성으로 상대의 말을 듣고 하고싶은 말을 하시는데, 그 모습을 보며 나도 어릴적에 폰이 생기기전엔 친구집에 직접 전화해서 안부를 묻곤 했었는데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잠시 그때를 추억하며 지금 모든게 너무나 빠르게 발전하고 편리해졌는데, 이렇게 빠른 발전속에서 잊혀지는 소중함을 생각하게 되었다.


지인과 밝게 웃으며 통화하는 아버님의 모습에 이런 여러가지 생각이 들었고, 지금 아버님의 그 모습이 좋아보였다.


우리는 드라이브를 잘 마치고 집에 도착했고, 수지는 할아버지집에 있는 제기를 다 꺼내서 소꿉놀이를 한다. 그리고 넓은 집을 신나게 뛰어다니고 노래를 부르며 정말 50바퀴는 집 안을 돈 것 같다. 장난감 하나 없어도 할아버지집 자체가 아이에겐 자유롭고 흥미로운 놀이터다.


난 너무 졸려서 오후에 잠시 소파에서 낮잠을 자기도 하고, 내가 자는 동안 어머님과 남편이 수지와 놀아주었다. 자다 깬 나에게 누워서 더 자라고 말씀해주시는 고마운 어머님, 그리고 내가 잠이 들었는데 수지가 나에게 와서 ‘엄마’하고 깨우려고 하자 어머님이 엄마 자게 놔두라고 하며 수지를 데려가신다. 덕분에 졸음이 쏟아진 나는 잠시나마 편안하게 잘 수 있었다.


난 시댁에 다녀오면 항상 사랑으로 마음이 채워져서 오는 느낌이다. 그리고 아이가 태어나고나서는 더 그렇다. 눈에 넣어도 안아픈 손녀를 보시며 정말 행복해하시고 눈에서 꿀이 떨어진다. 뭐라도 하나 더 챙겨주고싶어하는 그 마음에 우리가 집으로 돌아올때는 항상 양손가득 뭘 많이 들고온다.


우리가 땡초 조금과 양파 조금만 있으면 된다고 했는데, 집에 와서 보니 검은 봉지 한가득 땡초와 양파다. 이걸 어떻게 다 먹어야 할지도 모르겠다. 늘 우리가 먹는 양보다 10배는 더 주시는것 같다. 부모의 사랑이 한이없이 넘친다. 줘도 줘도 더 주고 싶은 그 마음.


나도 부모가 되고나서 그 마음이 어떤 마음인지 알아가는 중이다.


오늘 시댁에서의 시간이 정말 행복하고 감사한 선물같은 시간이었다. 이런 좋은 마음과 추억을 선물받은 오늘에 행복하고 늘 사랑만 주시는 시부모님들께도 정말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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