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행복수집가 Dec 19. 2024

원하는 삶을 산다는 것의 진짜 의미

내 시간에 나만의 의미를 부여하며 사는 삶

* 이번 제목은 김혜남 작가님의 책 '만일 내가 인생을 다시 산다면‘ 목차에서 빌려온 제목입니다.



원하는 삶을 산다는 것은 내가 시간에 끌려가는 것이 아니라 나 스스로 시간을 결정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내 시간을 내가 원하는 것으로, 내 선택에 의해서 보내는 것이다.


단순히 생각하면 내가 원하는 대로 시간을 보내는 것은 쉽지 않게 느껴진다. 우리는 각자 맡은 역할과 책임에 의해서 보내는 시간이 많기 때문이다.


이 역할은 단순히 직업만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부모, 자식, 그리고 누군가의 친구로 사는 것도 내 삶에 부여된 하나의 역할이라 생각한다. 이 역할은 내가 원해서 선택했다기보다는 자연스럽게 부여된, 운명 같은 것이다.


그리고 직업은 내 선택이 많이 작용한 것이라 본다. 지금 내 직업에 만족하든, 만족하지 않든 일단 내가 선택했기 때문에 지금의 직장에 있는 것이다. 직장에서 내가 맡은 일을 하는 것 중에는 하기 싫어도 해야 하는 것들도 있다.


내가 누군가의 부모, 자식, 친구 그리고 직장이나 사회에서의 나를 돌아보면 내가 원하는 시간을 보내는 것이 아닌, 의무적으로 해야할 일을 억지로 억지로 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나는 지금 직장인으로, 아내로, 엄마로 여러 역할을 가지고 살고 있다. 그리고 이 의무적인 역할들을 하면서 ‘내가 원하는 삶’ 을 살고 있는지 생각해 보면 난 ’그렇다 ‘라고 대답할 수 있다.


내가 맡은 역할들을 하기 위해서 질서와 규칙이라는 틀 속에서 지켜야 할 것들이 있다. 하기 싫어도 반드시 해야 하는 것도 있고, 내 기분대로, 내 마음대로 할 수 없는 것들이 많다. 그런데 내 기분 내키는 대로, 내 감정대로 휘두를 수 있는 게 진짜 자유라고 생각하진 않는다. 그리고 그게 내가 원하는 삶도 아니다.


내가 맡은 역할에 충실하면서 성실하게 살다 보면 그 삶이 주는 성취감과 보상이 있다. 이 보상은 눈에 보이는 물질적인 것뿐만 아니라, 스스로 느끼는 성취감과 보람도 포함된다. 이런 내면의 보상들은 내가 나답게, 건강하게 살 수 있도록 지탱해 주는 힘이 된다.


직장에서 내가 해야 할 일들을 하면서 하기 싫은데 억지로 이 일을 한다는 생각이 아닌, ‘내가 이 일을 할 수 있어서 한다’라고 생각하면 그 일을 하는데 훨씬 마음이 편안하고 그리 힘들지 않게 일을 해낼 수 있다.




그리고 회사에서 근무하는 8시간 내내 일만 하는 것은 아니다. 틈나는 시간도 생기고, 여유 시간도 생긴다. 그런 시간엔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하며 그 시간을 채운다. 5분이든 10분이든, 아니 단 1분이라도 나에게 시간이 생기면 내가 그 시간에 하고 싶은 것을 선택해서 한다.


이렇게 시간을 보내고 나면 회사에서의 내 시간이 아주 알차게 느껴진다. 회사에서의 시간을 일하는 것으로만 꽉 채운 것이 아니라, 틈틈이 나를 위한 시간을 보낸 것으로 내 마음은 풍요로워진다.


퇴근하고 나면 엄마 역할을 하느라 바쁘다. 회사 퇴근 후엔 집으로 출근이다. 이 말을 매일 실감한다. 퇴근하고 집에 가면 아이가 잠들 때까지 계속 바쁘다. 쉴 새 없이 움직이며 집안일, 저녁식사 준비, 아이 씻기기, 그리고 같이 노는 것까지 하면 매우 바쁘다. 이 바쁨은 수지가 잠 들고나서야  끝이 난다.


저녁에 아이를 챙기느라 이렇게 바쁜 시간도 내가 원하지 않는 시간을 보내는 것은 아니다. 내가 엄마로 살 수 있는 것은 큰 축복이고, 내 아이를 위해 무언가 할 수 있다는 것은 큰 기쁨이다. 그래서 아이와 보내는 시간은 자체가 행복이다.


육아를 하다 보면 내 맘대로 되지 않는 상황이 자주 발생한다. 그럴 때 가끔은 힘들기도 하지만, 이것 또한 육아의 한 부분이고 과정이다. 육아의 힘듦은 육아가 주는 행복에 비하면 너무나 작다. 충분히 그 힘듦을 감당하고도 남을 엄청난 행복이 있어서 매일 감사하며 산다.

 

열심히 엄마의 역할을 다 하고 난 후, 아이가 잠든 고요한 밤이 오면 그때서야 나 혼자만의 시간을 가진다. 그 시간엔 어떤 방해도 없이 오로지 나만을 위한 시간을 충만하게 누린다.


이렇게 하루의 마지막까지 나를 위한 시간으로 빈틈없이 채운다. 내 하루를 돌아보니 1분 1초도 내가 원하지 않는 것으로 보내는 시간은 없는 것 같다.


내가 당연히 하는 것 같은 일도 자세히 들여다보면 내 선택이고, 그 일을 함으로 인해 내가 얻는 것들이 분명히 있다. 내가 얻는 좋은 것에 집중하면 딱히 불평할 것도 없어진다. 내가 직장을 다닐 수 있음에, 엄마로 살 수 있음에, 아내로 살 수 있음에 더 큰 감사함을 가질 수 있다.


나는 내가 보내는 시간에 나만의 의미를 부여하면서, 내가 원하는 삶을 살고 있다고 생생하게 느낀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