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한 아이의 5번째 크리스마스
수지에게 이번 크리스마스날 산타할아버지한테 무슨 선물을 받고 싶냐고 물어봤는데, 바비인형 집을 선물 받고 싶다고 했다. 그 말을 듣고 바비인형 집 검색을 해보니 너무 비싸서 감히 살 엄두가 나지 않았다. 그래서 최대한 비슷한 다른 걸로 찾아보다가, 시크릿주주 인형 집으로 골랐다.
시크릿주주 인형 집 상자도 꽤 컸다. 이 상자를 포장하는데 꼬박 20분이 걸렸다. 열심히 포장하고 난 후, 수지가 아침에 일어나 거실에 나오면 잘 볼 수 있도록 거실 매트 위에 올려놓았다.
산타할아버지가 선물을 준다고 철석같이 믿고 있는 수지의 믿음이 깨지지 않길 바라는 마음으로 정성을 다해 준비했다.
그리고 드디어 크리스마스 아침날, 수지는 눈 뜨자마자 산타할아버지가 다녀가셨을지 궁금해하며 나에게 거실에 나가보자고 했다. 나는 휴일 아침이라 더 누워 있고 싶었지만, 산타할아버지 선물을 간절히 기다린 수지의 마음을 잘 알기에 졸린 눈을 비비며 수지 손을 잡고 나갔다.
그리고 거실에 나가는 순간 '짜잔!' 하고 놓여있는 큰 선물을 보고 수지는 "우와!" 하며 좋아했다.
"수지야 할아버지가 선물 주고 가셨네!"
내가 이렇게 말하자 수지는 거실 창문 앞으로 가서, 창밖을 바라보며 "산타할아버지 고맙습니다!" 하고 인사를 했다.
그 모습이 정말 사랑스러워서 흐뭇한 미소가 번졌다. 그렇게 산타할아버지에게 감사 인사를 드리고 선물을 뜯어봤다. 혹시나 수지가 안 좋아하면 어쩌나 살짝 긴장을 했는데 다행히 수지는 시크릿주주 인형 집을 보고 좋아했다.
그리고 자고 있는 아빠에게 가서 “아빠 산타할아버지가 나 선물 줬어!” 하고 자랑을 했다. 그렇게 아빠의 잠을 깨우고, 잠에서 깬 아빠는 아침에 인형 집 조립을 다 해주었다.
이 날 아침부터 시작된 인형 놀이는 오후에 외출하고 집에 와서 잠들기 전까지 계속 이어졌다. 수지는 이 선물 자체도 좋아했지만, 산타할아버지가 주셨다는 그 사실에 더 기뻐했다.
수지와 보낸 다섯 번째 크리스마스는 별거 한 건 없지만 특별했다. 수지가 산타할아버지를 믿는 마음이 크리스마스를 더 특별하고 행복하게 만들어준 것 같다. 아이의 순수함을 가까이서 볼 수 있어 참 좋다. 아이의 순수함을 바라보면서 내 마음도 순수해진다. 아이 덕분에 오랜만에 나도 순수한 마음으로 크리스마스를 맞이한 것 같다.
이번 크리스마스는 수지 덕분에 더 행복했다. 순수한 아이가 기뻐하는 모습을 보며 잊지 못할 추억을 선물 받은 행복한 크리스마스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