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당연함과 감사함은 한 끗 차이

삶이 풍요로워지는 마음

by 행복수집가

하루는 수지가 친구집에 놀러 갔다가, 친구집에 있던 그네를 보고 자기도 사달라고 했다.


마음 같아선 사달라고 하는 거 다 사주고 싶지만, 요즘 크리스마스 선물도 사주고 이것저것 소소한 것들을 많이 사줘서 좀 자제해야겠다 싶었다.


그래서 그네를 사달라는 수지에게 말했다.


“수지야 그네를 살려면 돈이 있어야 하는데, 엄마 아빠가 돈을 더 벌어서 사줄게.”

“돈 없어? “

“응. 그네를 살려면 돈이 더 있어야 돼. 엄마 회사 가서 돈 벌어올게.”

“엄마 회사에서 일하고 돈 벌어?”

“응. 엄마 일하고 돈 벌어.”

그럼 돈이 선물이겠네.


돈이 선물이라는 수지의 말에 잠시 멈칫했다.

이 말을 듣는 순간, ‘나는 돈이 선물이라 생각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가만히 생각해 보니 나는 내가 일하고 받는 대가가 돈이라고 생각했고, 내가 일하니까 당연히 받는 거라고 생각했지, 돈이 선물이라는 생각을 한 적은 없었다. 그래서 ‘돈이 선물’ 이라는 수지의 말은 나에게 신선한 충격이었고 새로운 생각의 전환이었다.


“우와, 그러네. 돈이 선물이네.”


내가 이렇게 말하자 수지는 더 이상 그네를 사달라고 조르지 않았다. 그리고 수지는 잠시 후 잠이 들었다. 잠이 든 수지 옆에 누워서 잠시 더 생각했다.

돈이 선물이라는 것에 대해서.


내가 회사에서 받는 돈이 일하고 받는 대가가 아니라 선물이라 생각하니 좀 더 감사한마음이 들면서 내가 받는 월급이 더 가치 있게 느껴졌다. 당연히 받는 거라고 생각하는 것보다, 선물이라 생각하니 더 귀해지는 느낌이었다.


돈을 대하는 마음에 ‘선물’이라는 단어가 하나 들어가니 뭔가 새로운 생기가 들어간 것 같았다. 그리고 돈을 벌 수 있는 것에 대한 감사의 마음도 더욱더 커졌다.


내가 누리는 모든 것을 선물이라고 여기면 어느 것 하나 감사하지 않은 게 없다. 그리고 그 감사함 속에는 내가 회사에 가고, 돈을 버는 것도 있다. 내가 회사에 가는 게 당연한 게 아니고, 돈을 버는 것도 당연한 게 아니다.


회사에 갈 수 있어 감사하고, 돈을 벌며 생계를 유지하고 내 아이에게 맛있는 것을 사줄 수 있는 것도 감사하다. 그러니 돈은 그저 내 삶에 필요한 수단이 아니라 나에게 선물인 것이 맞다.


당연함과 감사함은 한 끗 차이인 것 같다.

내가 누리는 모든 것에, 소소한 것 하나하나를 감사한 마음을 담아 바라보면 내 세상이 풍요로워진다. 많은 것을 가져서 풍성한 게 아니라, 내가 가진 것으로도 충분하다는 마음이 삶을 풍요롭게 만든다.


생각이 고정되어 있는 어른인 나에게 아이는 늘 새로운 발상으로, 새로운 세상으로 인도해준다. 생각의 환기를 시켜준다. 닫힌 생각을 열어주고, 생각이 숨 쉴 수 있게 창을 만들어주는 것 같다.


내 옆에 이런 아이가 있다는 게 내 인생에 가장 큰 선물이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엄마가 사랑스럽다는 아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