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을 챙겨주는 엄마에게 고맙다고 말하는 아이

고맙다고 자주 말하는 아이에게 받는 감동

by 행복수집가

수지는 이제 방학의 마지막 날이다. 우리 부부 둘이 번갈아 가며 시간을 어찌어찌 맞추다 보니, 그래도 무사히 수지 방학 기간에 긴급보육 보내지 않고 가정보육 할 수 있어 감사하다. 어린 수지도 일주일 짧은 방학이지만, 집에서 엄마 아빠랑 같이 시간 보내며 몸과 마음이 편안한 시간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이다.


어린아이도 나름 어린이집의 규율을 따르며 생활하는 게 피곤했을 것이다. 애써 자기의 몫을 열심히 살고 있는 우리 수지가 항상 고맙다. 그래서 이렇게 방학을 하게 되면 어떻게든 최선을 다해 시간을 빼서 아이와 함께 있으려고 한다.


그런데 혹시 수지가 어린이집 가서 친구들하고 노는 게 더 재밌는 거 아닌가 싶어서 수지에게 물어봤다. “수지야 어린이집에 가서 친구들하고 노는 게 좋아? 집에서 엄마 아빠랑 있는 게 좋아?”라고 물어보니, 수지는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집에 있는 게 좋아”라고 했다. 집에 있어서 심심한 거 아닌가 하고 괜한 걱정을 했다.


이 질문을 할 때마다 수지는 집이 좋다고 했다. 아이는 특별히 무얼 하지 않아도 아빠 엄마와 같이 있는 것 자체를 좋아한다. 아이는 그냥 내가 엄마라서, 그 자체로 나를 사랑하고 나를 의지한다. 조건 없는 사랑은 부모가 자녀에게만 가지는 사랑이 아니라, 어린아이가 부모를 향한 마음도 조건 없는 큰 사랑이다.


수지 방학 마지막 날 나는 출근을 하고, 남편이 수지를 봐주었다. 점심시간에 난 밥을 일찍 먹고 남편에게 전화했더니 수지와 돈가스 먹으러 나가고 있는 중이라고 했다. 동네에 있는 돈가스 집에 가는데 나에게 도 올 거냐고 물어봐서, 간다고 했다.


식당이 회사와 가까운 거리여서 가볍게 걸어갈 수 있었다. 날이 너무 더워서 걸어가는 동안 강렬한 햇빛에 녹아내리는 느낌이 들었지만, 그래도 아이를 봐주느라 고마운 남편과 날 보고 반가워할 아이를 생각하며 걸음을 서둘렀다.


식당으로 들어가니 정말 눈에 띄게 귀여운 내 아이가 귀엽게 앉아있다. 불과 몇 시간 전에 봤는데도 밖에서 만나니 또 새롭게 반갑다. 엄마가 오니 수지가 오전에 있었던 일을 쫑알쫑알 얘기한다. 자기가 아는 단어를 총동원해서 최선을 다해 나에게 이런저런 얘기를 해주는 아이가 정말 사랑스럽다.


그렇게 앉아서 음식을 기다리고 있는데 수지가 물을 달라고 했다. 그래서 내가 얼른 일어나 컵에 물을 담아서 앞에 놓아주니 수지가 “고마워 엄마”라고 말했다. 그 한마디에 커다란 감동이 밀려왔다. 물을 챙겨주는 엄마에게 고맙다고 말하는 아이의 마음이 너무 이쁘다.


식당에 가서 물을 챙겨주는 일은 흔한 일이다. 회사 직원들과 같이 밥을 먹거나, 친구들이나, 가족들과 밥을 먹으러 가도 누군가 물을 챙겨주는데 그것에 대해 고맙다고 말하는 사람은 잘 없다. 물론 챙겨주는 것이 고마운 일은 맞으나, 은연중에 누군가가 챙겨주는 것이 당연하다고 여기기도 하고, 그것이 그렇게 큰일이 아니라고 여기기 때문에 고맙다는 말까진 잘하지 않는다.


그런데 내 아이가 물을 챙겨준 나에게 고맙다고 얘기해 주니 그 이쁜 마음이 나에게 크게 와닿았다. 고맙다는 말의 힘은 정말 크다. 그 말 한마디에 없던 힘이 생기기도 하고, 내 마음도 고마움으로 채워지며 감사의 마음을 가지게 된다. 누군가 나에게 고마워할 때, 내 마음이 같이 고맙고 행복해지는데 아이가 나에게 이런 마음을 자주 알게 해 준다.


수지는 고맙다는 말을 자주 한다. 그때마다 난 아이에게 감동받는다. 그리고 그 순간을 항상 행복하다고 여긴다.


아이에게 물 하나 챙겨준 게 아무런 의미 없이 그저 지나가는 순간일 수도 있는데, 고맙다는 말 한마디로 그 순간이 캡처되어 내 마음에 저장되었다. 고마움을 느끼는 마음은 사랑을 지켜주는 단단한 바탕이 되는 것 같다. 이런 사랑스러운 순간을 자주 저장해서, 자주 꺼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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