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출근준비를 하고 있는데, 수지가 나에게 갑자기 '쿠로미' 키링 인형을 건넸다.
"엄마 이거 엄마 선물이야. 이거 엄마 가방에 해. 엄마 회사에서 무서울 때 이거 봐."
초롱초롱한 눈빛을 반짝이며 나에게 귀여운 키링을 선물이라며 주는 수지가 너무 귀여워서, 나는 감동에 찬 눈빛으로 고맙다고 한껏 큰 리액션을 하고 받았다.
수지는 나에게 작은 것 하나를 줄 때도, 사랑스러운 마음을 이쁜 말에 담아 정성스럽게 준다.
이러니 행복하지 않을 수 없다.
이번에도 수지가 준 인형이 귀여워서 좋은 것보다 나에게 선물이라고 주는 수지의 마음이 너무 사랑스러워서 행복했다.
수지가 준 키링은 매일 들고 다니는 도시락 가방에 달았다. 기존에 달고 있던 조금 비싸고 고급진 키링을 떼내고 수지가 준 커다란 인형 키링을 달았다.
그랬더니 내 도시락 가방이 무척 귀여워졌다.
이날부터 난 커다란 인형 키링을 단 도시락 가방을 들고 회사에 출근하고 있다. 내 사무실 책상 한쪽 옆에 도시락 가방을 놔두는데, 보라색 하트를 들고 있는 쿠로미가 존재감을 확실히 나타내고 있다. 문득 눈을 돌리다 인형과 눈이 마주치면 "엄마 선물이야" 하던 수지의 귀여운 모습이 떠올라 저절로 웃음이 난다.
딱히 웃을 일이 없는 사무실에서 수지가 준 키링 인형이 날 웃게 한다.
그리고 내 주위를 둘러보니 사무실 컴퓨터 모니터 화면 옆에는 수지 사진이, 그리고 파티션 벽면에는 수지가 색칠한 그림이 붙어 있다. 여기저기 곳곳에 수지의 흔적이 가득하다.
이제 나는 내 일상 모든 곳에서 엄마라는 표시를 지울 수 없고, 나에게 아이가 있다는 흔적이 어딜 가도 드러난다. 절대 지울 수 없는 행복한 흔적이다.
이 흔적들이 자주 보일수록 더 웃음 짓게 되고 행복해진다.
아이가 내 삶의 아주 깊은 곳까지 들어왔다.
이제 내 삶에 수지의 자리가 없는 것은 상상할 수 없다.
내 세상에 제대로 자리를 잡은 수지가 내 삶에 귀여운 흔적을 매일 남기고 있다. 수지가 남긴 귀여운 흔적을 보며 매일 웃는 이 하루하루가 정말 행복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