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의 따뜻한 말 한마디

by 행복수집가

내가 아이 하원 시키는 날이었다.

이 날 남편은 야간근무 하고 아침에 퇴근한 후 집에서 자고 있었다.


난 수지 하원 시키려고 5시 반에 조퇴를 썼다.

원래 마치는 시간인 6시나, 5시 반이나 별 차이 없어 보이지만 그래도 조금이라도 일찍 가고 싶어서 조퇴를 하고 가기로 했다.


5시 반이 되자마자 바로 사무실을 나와서, 1층으로 내려가고 있는데 남편에게서 전화가 왔다. 남편은 자다 일어난 목소리였다. 어디냐고 해서 나는 이제 마치고 수지에게 가는 중이라고 했다.


그랬더니 남편이 "어 그럼 나랑 같이 가자. 추우니까 데리러 갈게"라고 했다.


그래서 남편과 같이 가기로 하고 잠시 기다렸다.

날이 많이 추워서 살짝 걱정이었는데 남편이 데리러 와 준다니 고마웠다.


사실 평소에도 남편은 야간하고 온 날, 자다 일어나면 항상 나에게 전화를 한다. 그리고 내가 수지를 하원시키러 가는 중이면 늘 차를 타고 데리러 와서 같이 하원했다.


남편이 안 오고 자더라도 난 괜찮다. 야간하고 오면 너무 피곤하고 잠도 못 자니, 남편이 잘 자면 그게 더 좋을 것 같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남편은 막상 낮에 자면 잠을 깊게 오래 자진 못한다.그리고 잠이 깨면 더 누워서 쉬어도 될 텐데, 항상 나에게 전화해서 같이 수지를 데리러 간다.


남편이 이렇게 해주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한 적은 한 번도 없다. 데리러 와줄 때마다 늘 고맙다.


평소에도 항상 고마웠는데, 유독 추웠던 이 날은 와준다니 더 고마웠다.


건물 안에서 기다리다가 남편이 올 때가 됐다 싶어 나갔는데 나가서 한 5분 정도 서있었던 것 같다. 그런데 너무 날씨가 추워서 짧은 5분도 길게 느껴졌다.


그날의 추위를 몸으로 느껴보니, 차 안 타고 걸어갔으면 추위에 덜덜 떨었을 것 같다.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데 마침 남편 차가 도착했다. 이 날 따라 더 반가웠다. 그리고 얼른 차에 몸을 실었다.


내가 차 문을 열자마자 남편이 한 첫말은


“많이 추웠지?” 였다.


이 말을 듣는데 마음이 너무 따뜻했다.


“왔어?” “어서 가자” 이런 말을 했을 수도 있는데, "많이 추웠지?"란 말에는 추운데 기다렸을 나를 생각해 주는 마음이 담겨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따뜻한 차 안에서 추운 몸보다, 마음이 먼저 녹았다.

수지를 데리러 가는 짧은 길 동안 우리 부부는 차 안에서 이런저런 대화를 나눴다.대화를 하면서 따스하게 녹은 내 마음은 더 말랑해졌다.


그냥 둘이 대화하는 시간이 좋았고, 그 순간에 같이 있는 게 좋았고, 따뜻한 마음을 느끼는 게 좋았다.


그리고 유치원에 가서 수지를 반갑게 맞았다.

수지는 엄마 아빠가 다 온 것을 보고 좋아했고 양손에 엄마 아빠 손을 잡고 유치원 밖으로 나섰다.


집으로 가는 길엔 웃음이 가득했다. 날씨는 추웠지만 마음은 포근한 이불을 덮은듯 따뜻했던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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