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곁에 내 남편이 있어서 참 좋다
어제 남편 휴무였는데, 이 날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내지 않고 수지를 데리고 합천 할아버지댁까지 가서 물놀이를 하고 왔다. 야간근무를 하고 피곤이 쌓여있을 텐데, 남편은 야간근무를 하고 쉬는 날이 3일 정도 되는 기간엔 본인이 원해서 꼭 하루는 수지와 시간을 보낸다.
남편은 주말에 쉬는 날도 자주 없다 보니, 평일 휴무날만이라도 아이랑 최대한 더 놀려고 하는 것 같다. 남편의 이런 마음이 항상 고맙다. 아이 아빠라고 해서 모두가 다 이런 마음을 가지는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육아하는 부모는 아이가 없는 시간에 온전히 자기만의 시간을 보내며 쉴 수 있다.
그러니 아이 없이 혼자 있을 수 있는 시간은 쉴 수 있는 기회다. 그런데 내 남편, 수지 아빠는 아이와 시간을 보내는 것에 마음과 시간을 들인다. 자기의 쉬는 하루를 기꺼이 아이를 위해 쓴다. 이렇게 다정한 아빠가 내 남편이어서 진심으로 고맙다.
그리고 오늘 점심시간엔 남편과 점심 데이트를 했다. 남편이 평일에 쉬다 보니 가끔 우리는 평일 점심 데이트를 한다. 회사에 있는 나의 점심시간에 맞춰서 남편이 회사 앞으로 온다. 한 번씩 하는 평일 점심 데이트가 우리 부부가 단둘이 있을 수 있는 유일한 기회이기도 하다.
오늘은 회사 앞 초밥집에서 맛있게 점심을 먹었다. 이 초밥집이 맛도 좋고 괜찮은데, 늘 회사 사람들이나 친구랑 왔었다. 여기서 식사를 할 때마다 다음에 꼭 남편과 같이 와야지 하고 생각했는데, 드디어 오늘 남편과 같이 오게 되어 행복했다. 남편과 둘이 마주 앉아 도란도란 대화하는 그 시간이 행복했다.
남편 앞에서 난 수다쟁이가 된다. 회사에선 조용한 편인데, 남편을 만나니 신나서 내 입이 쉬지 않는다. 내 모습을 있는 그대로 편하게 보여줄 수 있는 친구 같고 다정한 남편이 있어서 행복하다.
행복한 아내가 행복한 엄마가 된다는 글을 본 적이 있다. 그 말에 정말 공감한다. 내가 내 아이를 사랑함에 있어서 내 마음에 어떤 막힘이 되는 걸림돌이 없이, 그저 있는 그대로 사랑을 주고 행복을 느낀다. 이렇게 마음껏 사랑을 표현할 수 있는 것은 내가 내 남편 옆에서 행복한 아내여서 그런 것 같다.
나의 부족한 모습까지 그대로 받아들여주는 남편이 있어서 나는 남편옆에서 자유함이 있다. 같이 있으면 정말 편안하고 즐겁다. 남편과 얘기하며 웃는 순간들의 행복이 피부로 와닿는다. 남편의 웃는 모습을 보는 게 좋다. 그 모습을 볼 때마다 행복감이 온몸에 퍼진다. 난 다행히 지금도 남편을 많이 사랑하고 있는 것 같다. 이제는 설레고 불타는 사랑은 아니어도, 잔잔하고 편안한 사랑이어서 더 좋다.
내 곁에 내 남편이 있어서 참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