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남편이 쉬는 평일 날이었다.
이날 남편은 점심에 파스타를 만들어준다며 같이 먹자고 했다.
그렇게 우리는 점심 약속을 하고 나는 회사에 출근했다. 이 날따라 점심시간이 더 기다려졌다.
남편은 오전에 장을 보러 마트도 다녀왔다.
당일 구입한 신선한 재료로 점심을 준비하는 남편을 생각하니 너무 고맙고 사랑스러웠다.
남편과는 평소에도 종종 점심데이트를 했었다.
자주는 못해도 가끔 남편 쉬는 날에 내가 1시간 정도 외출을 내고 남편과 밖에서 점심을 먹었다.
그 짧은 점심 데이트도 참 좋았다.
자주 할 수 없기에 더 소중했고 짧아서 더 알차게 보내게 되는 점심데이트가 좋았다.
그런데 이 날은 밖이 아닌 집에서, 그것도 남편이 직접 만든 요리를 먹는다고 생각하니 더 특별하게 느껴졌다.
드디어 점심시간이 됐고 설레는 마음으로 집에 갔다.
현관문을 열고 집에 들어가니 남편이 요리하는 냄새가 집안에 은은하게 퍼져 있었다. 향긋한 음식 냄새에 기분이 좋아졌다. 그리고 나를 기다리며 요리를 하고 있는 남편이 너무 고마워서 웃음이 절로 나왔다.
결혼하고 나서, 특히 아이를 낳고 나서는 주로 식사는 내가 챙기다 보니 내가 집에 갔을 때 이미 식사가 준비 돼있는 건 매우 오랜만이었다. 그래서인지 남편이 날 기다리며 음식을 준비해 준 게 더 고맙고 소중하게 느껴졌다.
몽글몽글한 마음을 안고 요리를 하고 있는 남편을 부르며 집안으로 들어갔다. 남편은 한참 요리에 집중하고 있었다. 그리고 내가 온 걸 보고서는 거의 다 됐다며 먹자고 했다.
나는 테이블 정리를 하고 파스타를 담을 그릇을 꺼냈다. 그리고 남편이 방금 만든 따끈한 파스타를 두 그릇에 나눠 담았다. 남편이 내 그릇에는 새우랑 야채를 더 많이 담아줬다. 내가 해산물을 좋아하니 많이 먹으라는 말과 함께.
그렇게 내 그릇에는 파스타와 해산물, 야채가 가득 담겼고 내 마음엔 남편의 사랑이 듬뿍 담겼다.
남편이 정성스럽게 만든 파스타를 보는데 먹기도 전에 이미 마음은 행복으로 배불렀다.
정성이 가득 담긴 식사를 대접받는 게 큰 감동이었다.
나는 남편에게 잘 먹겠다며 씩씩하게 말하고 브로콜리부터 한 입 먹었다. 간이 잘 베인 브로콜리는 신선하면서 맛있었다.
남편은 파스타 면을 한 입 먹더니, 소금을 많이 넣었는데도 싱겁다고 했다. 그 말에 나도 한 입 먹었는데, 자극적이지 않고 심심한 게 나에겐 딱 좋았다.
남편이 다음에는 소금을 더 많이 넣어야겠다고 말하며 지금 요리에 대한 아쉬운 점을 말했지만 난 아쉬운 것 하나 없이 충분히 정말 좋았다.
남편의 파스타는 금방 다 먹었다.
다 먹고 나니 정성스러운 집밥, 건강한 한 끼를 먹은 느낌이었다.
일반 레스토랑에서 파는 파스타보다 훨씬 더 많은 야채와 새우가 들어간 남편의 파스타. 거기에 남편의 정성까지 더해진 파스타는 그 어떤 고급 레스토랑에서도 먹을 수 없는 단 하나뿐인 파스타였다.
누군가의 손길이 가득 담긴 요리를 맛보는 일은 내 몸과 마음에 기쁨을 가득 넣는 기분이 든다. 음식을 만들어 대접한다는 것은 정성스레 담은 마음을 전하는 것과도 같다. 남편이 만들어준 파스타는 사랑을 가득 담은 마음이었다.
정말 행복한 점심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