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원시간에 수지가 유치원 문밖을 나오면서 “엄마 가방에 뭐 있어” 하더니 가방을 열었다. 그리고 종이로 만든 카메라를 꺼냈다.
“엄마 이거 내가 혼자 만들었어. 카메라야!”
수지가 오늘 만들었다는 종이 카메라는 실제 카메라 디자인과 같은, 너무나 귀여운 카메라였다. 나는 수지에게 너무 잘 만들었다고, 이걸 수지 혼자 만들었다며 칭찬했다.
수지는 해맑게 웃으며 “엄마 사진 찍어줄게 “라고 하더니 카메라로 나를 찍어주는 포즈를 취했다. 난 얼떨결에 브이 하며 웃었고, 수지는 자기가 사진 잘 찍었다면서 나에게 카메라를 보여주었다. 나는 종이 카메라를 보며 사진 잘 나왔다고 호들갑을 떨었다.
그리고 나는 “이제 수지 찍어줄게” 하며 카메라를 잡았다.
수지는 곧바로 양손에 브이를 하더니 특유의 웃는 표정을 지었다. 그 모습이 너무 귀여워서 당장 내 폰을 꺼내서 찍고 싶었지만 꾹 참고 종이 카메라 놀이에 집중했다.
사진 찍기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수지는 “엄마 우리 같이 찍자” 하더니 내 옆에 바짝 붙었다. 그리고 내 얼굴 옆에 자기 얼굴을 붙이고 ‘찰칵’ 소리를 내며 사진을 찍었다.
정말 심장이 찌릿할 정도로 너무 귀여웠다.
수지가 엄마 같이 찍자며 내 옆에 다가와, 카메라 든 손을 쭉 뻗어서 셀카 찍는 흉내를 내는데 얼마나 귀여웠는지 모른다. 수지와 다정하게 사진을 찍은 순간이 이 날의 큰 행복으로 내 마음에 담겼다.
비록 종이 카메라여서 진짜 사진을 담지는 못했지만, 이 날의 행복한 장면은 내 기억 속에 오래도록 남아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