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바꾸기 3 - 모닝 페이지
6시쯤 침대에서 일어난다.
체중을 재고, 운동복으로 갈아입는다.
거실로 나가 10분간 아침 스트레칭을 한다.
커피를 한 잔 내리고, 노트와 연필을 챙겨 식탁에 앉는다.
집중할 수 있도록 포레스트 앱을 켜서 30분간 모닝 페이지를 시작한다.
노래를 틀기도 하고, 조용히 써내려 갈 때도 있다.
3페이지 정도 꽉 채우기도 하고, 생각이 멈출 때가 많은 날엔 2페이지를 겨우 넘기기도 한다.
페이지를 마무리할 때는 그날의 키워드를 하나씩 뽑아서 마지막에 써둔다.
(오늘의 키워드는, step by step이었다.)
그러고 나서 러닝을 하러 가거나, 헬스장에서 30분 정도 유산소 운동을 한다.
(요새는 아파트 헬스장이 문을 닫아, 집에서 사이클을 30분 정도 하고 있다.)
그리고 샤워를 하고 하면 8시 정도, 하루의 시작이다.
이런 모닝 루틴을 챙기기 시작한 지 두 달이 넘었다.
11월 1일에 시작한 모닝 페이지는 이제 두 권째 노트의 절반을 넘어가고 있고,
공복 유산소 운동 덕분에 체중도 많이 줄었다.
특히 모닝 페이지에 대해서는 감사할 일이 많다.
모닝 페이지에 대한 찬사는 유튜브나 SNS를 통해서 많이 들어왔고,
(다 읽지는 못했지만) <아티스트 웨이>에서도 추천하는 습관이다.
모닝 페이지에 대해 열심히 공부하고 시작한 건 아니다.
어느 블로그에서
1. 생각나는 대로 손으로 글을 쓰고
2. 30분 정도
3. 3장 정도를 써야 한다
는 가이드라인을 읽고 다음날 아침 노트를 펼쳐 시작한 일이었다.
처음에는 뭘 써야 하지 고민하게 될 것 같았는데 쓰다 보니
정말 의식의 흐름대로 이것저것 써내려 가기 시작했다.
밤에 쓰는 일기보다는 아침에 쓰는 모닝 페이지가 어제의 일을 더 간결하게 정리하게 도와준다.
자기 전에는 피곤하기도 하고, 그날의 일들이 여전히 머릿속을 뒤죽박죽 헤집고 있어서
감정이 요동치기도 하고, 부정적인 생각으로 전개되어 버리기도 한다.
하지만 한 숨 자고 나면, 생각의 앙금이 내려앉아
다음날 아침엔 어제의 일 중 중요한 몇 가지 일만 떠오르게 되고
그에 대한 생각들을 정리할 수 있게 된다.
가끔 예전 페이지들을 넘겨보는데 불과 며칠 전 하고 있던 고민이나 걱정들이 별 것 아닌 게 되어 있다는 것을 발견하며 안도하며 웃게 되기도 한다.
특히 아침에는 무척이나 맑은 상태의 나 자신으로 돌아가게 되는 것 같다.
아직 외부의 무언가를 만나지 않은 상태의, 갓 잠에서 깬 나는 무척 솔직하다.
솔직한 생각을 글로 쓰면 더 큰 깨달음으로 흘러가기도 하고,
내 감정에 대해서도 좀 더 명확하게 바라보게 되기도 한다.
그렇게 글을 쓰며 만나는 내 생각과 감정은 지나치게 낙관적이나 비관적이지도 않은,
딱 적당히 따뜻하고, 평화로운 얼굴을 하고 있다.
누군가 모닝 페이지를 하면서 "나 자신에게 친절한 친구가 되는 경험"을 할 수 있다고 얘기했었는데,
아침마다 솔직하고, 친절한 나 자신을 만나면 마음의 날씨가 맑은 상태로 하루를 시작할 수 있다.
모닝 페이지가 얼마나 더 많은 책으로 늘어날지 모르겠지만,
올해에도 꾸준히 이어갈 생각이다.
소심한 미니멀리스트의 팁!
모닝 페이지를 할 때 포레스트 앱을 켜 두면 폰을 쓸 수 없어서 뭘 쓸지 더 집중하게 된다.
지금 쓰고 있는 노트는 Allwrite에서 구입한 B6 lined notebook인데 종이 질도 좋고, 줄 간격도 적당해서 몇 권 더 사 둘 생각이다. 이 노트 기준으로 한 페이지를 채우는데 딱 10분 정도 걸리는 것 같다.
모닝 페이지는 내가 나 자신에게 친절한 친구가 되어 아침마다 만나 인사를 나누는 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