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을 찾지 못한 날

by 임영재


지난 1월 말, 어느 회사의 채용공고를 보고 급하게 입사지원서를 써서 제출했다.

누가 봐도 좋은 회사였기에 역시나 지원자들이 몰렸고 경쟁률은 200 대 1을 넘겼다.

경쟁률을 보고 난 이후에는 기대는 하지 않는 것이 좋을듯해서 마음을 비우고 조용히 필기시험을 준비하면서 하루하루를 보냈다.





그렇게 매일 같은 장소에서 변함없이 필기시험을 준비하던 어느 날,

뜻밖의 문자 한 통이 도착했다. 2월 8일로 예정된 필기시험을 3일 앞둔 상황에서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시험을 2주 뒤로 연기한다는 문자였다.


예상치 못한 소식에 몹시 당황스러웠지만 한편으로는 마음이 놓였다.


매일 열심히 준비했지만 아직까지 내 실력에 자신이 없었기 때문이다.


시험이 미뤄지더라도 나에게 주어진 2주간의 시간을 통해 내가 원하는 결과를 만들 수만 있다면 시험이 미뤄지는 것은 큰일이 아니었다.


그 후 약속된 2주의 시간이 흘렀고 어느덧 시험은 이번 주 토요일로 다가왔다.


그런데 어제 온 문자 한 통을 읽고 나는 또 한 번 당황스러웠다.


시험 장소가 너무 멀어서 정해진 시간 안에 도착하기 어려운 곳이었기 때문이다.

시험 장소는 서울 북한산 끝자락에 있는 대학교였고 아침 8시 반까지 입실해야 했다.

정해진 시간 안에 도착하려면 늦어도 새벽 4시에는 일어나 서둘러 집을 나서야 했다.


시험 장소와 시간을 보고 이번 시험이 나에게 불리한 상황임을 직감했지만 그래도 포기할 수는 없었다.


문자를 보자마자 바로 에어비앤비로 숙소를 검색했고 시험 장소와 아주 가깝지는 않지만 집보다는 훨씬 더 편하게 시험 장소로 이동할 수 있는 곳을 예약했다.


커피 한 잔 값을 아끼는 나에게 5만 원이라는 숙소비는 부담스러웠지만 조금이라도 더 좋은 컨디션으로 시험을 보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그렇게 필기시험을 이틀 앞둔 오늘도, 나는 변함없이 매일 가는 카페에 앉아 공부를 시작했다.


그런데 커피를 주문하고 자리에 앉는 순간 또다시 문자 한 통이 왔다.


나는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문자를 클릭했고 문자를 읽는 순간 잠시 모든 생각이 정지되었다.

이번에도 또다시 시험이 연기되었기 때문이다.


나는 핸드폰 화면이 꺼지기도 전에 급히 에어비앤비 어플을 클릭했고 곧바로 예약 취소 버튼을 눌렀다.


취소 버튼을 누르는 순간, 내가 지불해야 하는 수수료가 아깝게 느껴지면서 온몸에 진이 빠지는 듯했다.





사실 이번 주로 예정된 시험을 앞두고 며칠 전부터 잠을 설쳤다.


수능도 이렇게 부담되진 않았는데 이 시험 하나가 나를 손바닥에 놓고 쥐락펴락하는 느낌을 받았다.

회사가 여기뿐인 것도 아니고 여기가 안되면 다른 곳을 가면 되는 일인데 왜 이렇게 이거 하나에 목을 매고 부담을 갖는 것인지 나도 잘 모르겠다.


으로는 괜찮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내가 모르는 사이에 내 의식의 이면에는 이미 시험에 대한 긴장감과 불안감이 자리 잡고 있었던 것 같다. 한 번 질러보겠다는 대범함으로 긴장되는 상황을 이겨내고 싶은데 그게 참 쉽지가 않다.


앞으로 이런 상황을 수도 없이 겪어야 하는 나인데, 이미 벌써 지친 것은 아닌지 조금 걱정되기도 한다.


답이 없는 매일을 살아가는 요즘이 참 힘들다.

답을 찾고 싶은데 매일 답을 찾지 못한 날들이 반복된다.


그토록 찾아 헤매는데 답은 여전히 보이지 않고 나 홀로 드넓은 바다 위에 둥둥 떠 있는 것 같다.


그러나 시작이 있는 한 모든 것은 반드시 이 있다.


내가 힘들어하는 이 시간들도 언젠가는 반드시 끝날 것이다.


'이것 또한 지나가리라' 라는 말 한마디가 오늘따라 가슴에 더 와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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