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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만에 다시 만난 우리들 #2

by 램프지니

3박 4일 동안 여수를 누비며 우리 ‘놀패’ 식구들은 다시 20대 시절로 돌아갔다.

남편도, 아이들도 잠시 내려놓고 오롯이 우리만의 시간.

마치 차와 포를 뗀 장기판처럼 몸과 마음이 가벼웠다.


‘깔깔깔’, 아이들처럼 웃고 떠들었다.

시장에서 알록달록한 몸빼바지를 맞춰 사 입고 장난스럽게 춤을 췄고,

야경이 아름다운 곳에서 술잔을 기울이며 지난 이야기들을 꺼내 놓았다.

누군가는 “이렇게 신나게 웃어본 게 얼마 만인지 모르겠다”라고 했다.

그랬다. 우리에게 이 여행은 단순한 휴식이 아니라, 잊고 있던 우리를 찾는 시간이었다.


20년이라는 세월이 흘렀지만, 여전히 우리는 그때 그 시절처럼 함께였다.

그렇지만 분명 달라진 점도 있었다.

외모를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다.


‘다들 참 열심히 살았구나.’


선배들은 어엿한 수간호사가 되어 있었고,

후배는 책임 간호사로, 그리고 다른 친구들은 회사에서 과장으로 자리 잡고 있었다.

누구 하나 허투루 살아온 사람이 없었다.

아이들도 훌쩍 자랐고, 가정도 단단해졌으며, 삶은 그만큼 풍요로워져 있었다.

나 혼자만 바쁘게 살아온 것이 아니라,

우리는 모두 자신만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며 20년을 살아온 것이었다.


‘다들 대단하다…’


20년이 지나도 여전히 우리는 서로에게 좋은 친구였다.

종교도 다르고, 생각도 다 다르지만,

그럼에도 불협화음 없이 함께 웃고 즐길 수 있는 사람들이었다.

세월이 흐를수록 더 소중해지는 인연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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