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투갈 여행기
9. 대서양의 시간이 말을 건네는 나라
포르투갈
대학을 다닐 때 원서로 읽은 책 중에 E H. Carr 의 <역사란 무엇인가>가 있었다. 지금도 책꽂이에 그 책은 꽃혀있다. 그 책에서 말하는 것들 중에 워딩이 똑같지는 않지만 대략 이런 말이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역사는 과거와의 대화이고 과거는 현재의 거울이다. "
여행 중에 이런 생각이 든다. 현재의 아름다운 생각과 함께 삶을 살아가는 것은 과거의 연속이고, 그것이 시간이 지나면 미래의 역사가 되는 것이 아닐까. 산다는 것은 어쩌면 힘든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산다는 것은 때로 아름다운 현재가 만들어가는 시간의 예술일지도 모른다.
우리에게 있어서 시간은 현재를 늘어놓는 행위이다. 따라서 미래를 위해서 모든 것을 쏟아붇는 자기계발은 어쩌면 현재의 자신을 잃어버리는 행위가 될지도 모른다. 이것은 공부같은 것 하기 싫어하는 변명으로는 딱 좋은 논리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재미있고 아름다운 현재를 만들어가는 행위를 쌓아가는 것이 필요한 것 아닐까 싶다. 그게 삶이고 존재하는 것이고 의미있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싶다. 여행은 그 중 하나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