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잊혀지고 있어 / 김선호
시간은 너의 기억에 대해
법정 최고형인 무기징역을 선고 했어
하지만 너의 기억은 지금 내곁에 없거나
아니면 아주 깊은 바다에 살아
어쩌면 가시가 달린 예쁜 물고기이거나
입 주름이 커다란 대왕조개일지도 몰라
그것도 아니면
심해를 떠도는 연어일지도 모르고
너의 기억은 점점
깊은 바다 밑으로 숨기도 하고
모래 속으로 몸을 숨기기도 하고
해류를 따라 먼 바다로 가버리기도 해
하지만 너의 기억은 가끔
K. 364의 두 번째 슬픔을 들려줘
그것은 어쩌면 기억의 지느러미일지도 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