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리는 무엇일까
우선 음악과 오디오 이야기에 앞서 음악의 원천이라고 할 수 있는 <소리>에 대해서 알아야 할 것이 몇 가지 있다. 음압, 주파수, 파형이라는 세 가지인데, 솔직히 듣기만 해도 별 재미가 없을만한 단어가 아닌가 싶다. 가능한 아주 쉽고 간단하게 설명해서 '스킵'할 즈음이면 끝내고자 한다. 광속으로...
소리를 사람의 외형으로 비유하자면,
덩치가 크냐 작냐,
키가 크냐 작냐,
얼굴이 잘 생겼냐 못 생겼냐
이 세 가지와 똑같다고 보면 된다.
<음압>이란 것은 소리의 크기이고,
<주파수>는 소리의 높낮이,
<파형>은 소리의 모양 또는 빛깔이다. 이 세 가지가 모여서 소리를 만드는 것이다.
* 음압
첫째, 음압은 주로 데시벨(dB)이라는 단위를 사용하는데, 소리가 작고 큰 것을 데시벨로 표기한다. 요새 아파트 층간 소음이나 공사장 소음, 지하철 소음 등을 방송하면서 데시벨 미터라는 장비를 가지고 나와서 주저리주저리 떠드는 보도를 자주 보셨을 것이다. 바로 이것이 소리의 크기를 재서 이야기하는 것이다.
본래는 소리의 상용 계수는 '벨'이지만 이것이 너무 커서 1/10이라는 의미인 '데시'를 붙여 줄여놓은 것이다. 우리가 음악을 듣는 소리의 크기는 대략 85dB 정도이며, 듣기 괴로운 큰 소음은 120-150dB 정도이다. 전투기가 날아가는 소리가 대략 150 데시벨쯤 되는데 듣는 위치에 따라 이 보다 더 클 수도 있다. 데시벨에서 참고로 알아야 할 것은 10dB은 0dB의 10배이지만 20dB이 되면 0dB의 100 배로 커진다는 것. 즉 십 단위의 제곱에 비례한다는 점이다.
*주파수
둘째, 주파수는 보통 헤르츠(Hz)라는 단위를 사용한다. 그러나 영어로는 주파수가 'Frequency'이고 독일어로는 'Frequenz'이기 때문에 물리학 공식에서는 F로 표기한다. 또 음향학에서는 c/s(cycle per sec)로 쓴다. 이것은 초당 진동 횟수의 약자이다. 군용 장비에는 모두 c/s로 표기되어 있다. 따라서 Hz, F, c/s 모두 같은 의미이다.
일반적으로 사람이 들을 수 있는 소리를 '가청주파수'라고 하는데 별난 전문용어도 아니다. '들을 수 있는 주파수'를 그냥 한자로 써놓은 것에 불과하다. 사람이 들을 수 있는 소리는 낮은 저음 16 헤르츠(Hz)에서부터 높은 고음 20,000 헤르츠(Hz)까지라고 한다. 음악도 바로 이 헤르츠 안에 다 들어 있다. 이 영역을 벗어나는 음악이 있다면 그것은 개나 곤충이 듣는 음악이다.
한편 우리가 병원에 가면 초음파로 진료를 받는 경우가 있다. 초음파란 사람이 들을 수 없는 20,000 헤르츠 이상의 소리를 의미한다. 즉 우리가 못 듣는 영역의 소리를 인체에 보내서 반사되는 모양을 모니터로 보는 것이 초음파 진료이다. 사실 별 것도 아니고 장비도 그리 비싸지 않은데, 진료비는 눈퉁이 반탱이 만든다.
* 파형
셋째, 파형은 앞서 말한 대로 소리의 모양 또는 빚깔이다. 파형이 드레스처럼 예쁘면 소리도 예쁘고, 거지 같은 그림처럼 지저분하면 소리도 짜증 나는 소리가 난다. 실제로 파형은 소리 진폭의 시간적 변화를 표시하는 것으로 '오실로스코프'라는 장비를 가지고 직접 볼 수도 있다. 참으로 신기하게도 소리를 그림으로 볼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음악은 대부분 합성음이다. 다시 말해서 여러 악기가 어우러져서 나올 때 각 악기의 주파수와 파형과 크기가 다르기 때문에 이것이 서로 합성이 된다. 오실로스코프로 음악을 들여다보면(이 부분이 아주 웃기는 얘기 같다. 음악을 들여다보다니 말이다. 그러나 사실이다) 악기가 하나 일 때 파형은 단순하지만 여러 개일 때는 파형도 대단히 복잡해진다.
때문에 오디오로 음악을 재생할 때 이렇게 복잡해져 버린 파형을 비롯한 세 가지 요소가 어떻게 손실 없이 잘 재생되느냐가 관건이다. 또 인체가 이것을 어떻게 느끼고 인지 하느냐에 따라 재생음의 좋고 나쁨이 판가름 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