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없는 지금은 / 김선호
마음껏 허세 부리던 태양의 빛이
한로를 들렀다 오면서부터 노래를 잊었다
날이 차가워진 이유에 대해서는
색 틀어진 잎들을 불러
아주 긴 변명을 대고 있다
이제 하얀 단색화의 레터링을
온 세상에 남기는 시간이 머지 않았다고
높아진 하늘은 더 푸른 고백을 남기고
누군가를 부르는 해피아워의 문을
하나씩 잠그고 있다
낯선 땅 두껍고 때로 무거운 밤
나는 누구의 괴로움을 안고 있기에
잠을 잊고 있는 것일까
네가 없는 지금과 또 오늘은
어제의 찌꺼기같기도 하고
과거의 잃어버린 기억 같기도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