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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취

by 김선호



취한 자 / 김선호


사랑이 썪어서

귀뚜라미 찌르륵거리는 소리로 들리면

기약없는 막연한 인사만

나뭇가지에 걸려

주인잃은 연처럼

공허하네


만취해 골아 떨어지는 밤

그리움 엄습하면

잠은 동력잃은 어선처럼

하염없이 떠내려가고

더 그리워지면

취한 자는

미움도 가끔 생긴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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