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의 노래
빛처럼 네가 웃고 있다 / 김선호
빛이 잘게 쪼개지는 길
물 빠진 바다의 소리 남는다
엎어져 하얗게 닳은 조개의 언어
발자국 흩어진 백사장 위에 남고
거품 물고 있는 엽낭게 눈동자
너를 가만히 읽는다
뱃속에 등불을 숨기고
푸른 등대는 하늘을 닮고 있다
이가 하얀 웃음과
가슴 펴고 포옹하는 네 뒤로
새마을 모자 쓴 이장님처럼
장승이 되어 뒤돌아 서서
낚시 모자 앞으로 말면
구름 그림자 놀고
밑으로 내리면
고운 모래들 시룽거린다
빛이 쪼개지는 길
그 길에서 빛처럼 네가 웃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