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uadro Nuevo <Part 2>
쿼드로 누에보 2
* 명반
<Mocca Flor>
물론 그들도 하루아침에 유명해진 것은 아니다. 1996년부터 거의 8년 동안은 명성은 있었지만 세계적인 반열에 오른 것은 아니었다. 그러다가 이들이 세계적인 반열에 오르게 된 것은 2004년에 내놓은 명반 <Mocca Flor>가 시쳇말로 대박을 터뜨리면서 명실상부한 국제적 명성을 얻게 된다. 이 음반은 ‘유럽 임팔라 상’을 수상하게 되는데, 그중 ‘독일 월드뮤직 차트 1위’를 기록한 것과, ‘독일 재즈 차트’ 3위를 기록한 것이다. 뿐만 아니라 그해 독일 앨범 차트 100위 안에 들기도 했다. 그러면 이 음반의 성격은 과연 무엇일까.
이들 이름이 쿼드로 누에보 이듯이 이름 그대로 새로운 것을 추구하는 4중주단이다. 물론 멤버*는 기본적으로 4명이지만 늘었다 줄었다 하기도 한다. 거기 하프를 연주하는 여자 한 명이 끼었다 빠졌다 하면서 마치 떡국의 지단이나 김 고명처럼 장식되기 때문이다. 그들에게 유명세를 타게 한 음반 <Mocca Flor>는 단순히 말해서 아랍 식 재즈라고 하면 크게 틀리지 않는다. 즉 아라베스크 재즈라고나 할까.
중후한 색소폰 소리로부터 시작하는 첫 곡 'Miserlou'는 서부 지중해 지역의 전통 음악의 일종이다. 최초 이 곡은 1919년 Bint Misr라는 이집트 사람이 작곡한 것이고 1927년 이후 그리스, 아랍(벨리 댄스용), 아르메니아, 페르시아, 터키, 유태 버전으로 다시 만들어졌다. 또한 1946년에는 '한 사람의 피아노 듀엣'이라는 별명을 가진 피아노와 실로폰 연주자의 연주가 히트를 했고, 1964년 이후에는 벤처스, 비치 보이스 같은 당대 최고의 밴드들이 연주해서 잘 알려지기도 했다. 그리고 이 곡은 지금까지도 많은 연주자들이 주요 레퍼토리로 수없이 이용하고 있다.
두 번째 수록곡 ‘O Sarracino'는 1958년 Renato Carosone가 부른 깐쪼네 음악이다. 아랍 식 재즈로 다시 태어난 이 곡은 아랍의 댄스곡으로 자주 연주되기도 한다.
세째 곡 'El Choclo' 역시 아주 유명한 탱고 음악이다. 곡명은 '옥수수 속대'를 의미한다. 이 곡은 1903년 아르헨티나 탱고 작곡가 Ángel Villoldo가 쓴 것으로 후일 미국에서는 다양한 버전의 음악으로 편곡되었다. 그리고 지금도 마리아치들이 연주하는 전통적인 탱고의 하나로 길거리에서는 수없이 연주되고 있다.
아무튼 여기 수록된 14곡을 모두 소개한다면 끝도 없을 듯하다. 그러나 어느 하나 소홀함 없이 편곡되고 연주된다. 심금을 울리기도 하고 때로 음반 표지에 나오는 알라딘의 요술 램프에서 뱀이 나올 듯한 느낌이 드는 소프라노 색소폰 소리에 그저 넋을 놓기도 한다. 또한 톡톡 튀는 클라리넷 연주, 그리고 끈적한 반도네온 소리와 스타카토로 줄을 타는 기타 연주는 시간 예술의 진수를 보여준다.
<세계음악 컬럼니스트 김선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