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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선호 Dec 11. 2017

크로스오버의 또 다른 시도 3

Quadro Nuevo <Part 3>

콰드로 누에보 3


* <달콤 쌉싸름한 탱고>

  이들의 음반은 1998년에 낸 'Luna Rossa'로부터 2010년에 낸 'Grand Voyage'까지 모두 10 장 정도에 이른다. 그리고 아마도 그 이후에 두어 장의 음반을 또 냈을 것이다. 그것을 다 산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재벌도 아니고 어떻게 그것을 다 살 수 있을까. 그래서 딱 두 장만 산다. 골라낸 두 장 가운데 한 장은 앞서 소개한 것이고 이제 꼭 들어봐야 할 나머지 한 장이 있다.
  2006년 내놓은 이 음반은 이들 연주 중에 단연 백미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이것은 실제로 앞서 소개한 <Mocca Flor> 보다도 훨씬 많은 상을 받은 음반이다. 음반명은 'Tango Bitter Sweet'. 우리말로 번역하면 '달콤 쌉싸름한 탱고' 쯤 된다. 들어보면 정말 달콤 쌉싸름할까. 아니다. 그냥 달다. 필자가 가끔 "애인이 예쁘면 침도 달다" 고 농담처럼 말하는데 정말 이 음반은 음악이 달다.

tango bitter sweet 음반 표지

    

  이 음반의 대표곡은 첫 곡이다.  'L'Été Indien'이라는 곡명은 '인디언의 여름'이라고 해석된다. 인디언은 시원하게 여름을 나는지 어쩌는지는 잘  모르겠는데 아무튼 땀이 나서 끈적끈적 하지만 착착 감겨오는 색소폰과 기타, 그리고 아코디언 선율은 그저 놀라울 따름이다.
  
  세 번째 수록곡인 'Petite Fleur(귀여운 꽃)'는 본래 1952년 Sidney Bechet가 작곡한 색소폰 곡으로 지금까지 이 곡을 레코딩한 연주자만도 30여 명에 이르는 명곡이다. 때문에 듣는 순간 너무나도 익숙할 수밖에 없다. 클라리넷  소리가 마치 물 흐르듯 흐르고 뒤 따르는 피아노 연주와 어쿠스틱 기타의 반주가 서로 손잡고 흥에 겨워 신나게 탱고를 춘다.

tango bitter sweet 수록곡


  

  표제곡인 네 번째 수록곡 'Tango bitter sweet'는 장난기 섞인 악기들의 놀이 속에 간간히 카바레 음악처럼 색소폰이 혼자 제비의 손을 잡고 낮은 목소리로 속삭이며 춤을 추기도 한다. 느낌은 전혀 쌉싸롬하지 않고 그저 달다고나 할까. 사랑하는 애인의 침처럼? 이 대목에서 웃는 분들 좀 수상하다.

  샹송이 탱고로 재탄생한 곡들도 있다. 다섯 번째 수록곡인 'Paroles Paroles'와 열한 번 째  수록곡인 질베르 베코(Gilbert Becaud)의 'Et maintenant(그리고 지금)'는 본래 샹송의 고전이라고 할 만큼 유명한 곡이다. 이런 곡들이 이들의 손에서 독특하고도 달달하고도 묘한 모습의 탱고로 다시 태어난 것이다.


  이외에도 수록곡이 많다. 모두 18곡이나 된다. 귀 기울여 들어볼 만한 곡들은 'Mude Sonne'   'Isla de las mujeres(이슬라 데 라스 무헤라스 : 멕시코 카리브 해의 최대 휴양지 이름)' 그리고 현란한 기타 연주가 일품인 'Afternoon', 끝으로 러시아의 하탸투란이 작곡한  발레 음악 'Sabre Dance(칼춤)' 등이다. 이  마지막 곡은 본래 코카서스 지방의 전투적인 음악이나 어찌 들으면 림스키 코르사크프(Nikolay Andreyevich Rimsky-Korsakov)의 '왕벌들의 비행'과도 약간  유사한 부분이 있는 것처럼 들리기도 한다.

  아무튼 이 두 장의 음반은 쿼드로 누에보의 연주 가운데 최고의 음반임에 틀림없다. 딱 두 장만으로도 이들이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이리저리 넘나들며 또 섞고 새로운 음악을 재창조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짬뽕'이라는 느낌보다는 '교차'  '융합'  '재창조'라는 느낌이 깊다. 또 '그들만의 애드리브 잔치'를 벌이지 않고 정중하고 젠틀한 모습으로 다가온다는 점에서 박수를 보낼 만하다.



<세계음악 컬럼니스트 김선호>



<주>
* 사회생물학 : 새로운 종합(Sociobiology : The New Synthesis) (1975)

*멤버
1. Mulo Francel: Saxophones, Clarinets
2. D.D. Lowka: Acoustic Bass, percussion
3. Andreas Hinterseher: Accordion, bandoneon
4. Evelyn Huber: Harp, hammered Dulcimer
5. Chris Gall (Piano)


https://youtu.be/sj_2NZtORZ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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