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투갈 여행기
6. 대서양의 시간이 말을 건네는 나라
포르투갈
Ego sum via
Veritas
Vita
요한 14:6
파티마 성당에 이르렀다.
갑자기 프란치스코 교황의 말씀이 떠오른다.
"위선적인 신자보다 무신론자가 낫다"
소위 이중생활을 하는 신도들을 꾸짖는 이야기이다.
이런 사람들은 신의 외면을 받을 것이라고 했다.
기도하는 노인,
나이든 부인을 세워놓고 사진을 찍으려는 노인,
나란히 앉아있는 노인,
그리고 세 친구가 함께 걷는 뒷모습.
서노의 핸드폰 속으로 들어온다.
이런 모습이 아름답다고 느끼는 나는 세월 속에 있는 모양이다.
260km를 달릴 수 있다고 레인지에는 표시되어 있지만 끝까지 밟아봐도 195km를 넘지 못한다. 벤츠 180d는 리스본을 떠난 8일 동안 산너머 물건너 죽어라 고생했다. 포루투갈은 과속 단속이 거의 없다. 카메라도 리스본 근교에 똥구멍을 찍는 한 두개를 제외하고는 본 일이 없다. 차에 퍼렇게 줄을 친 경찰차도 잘 안 보인다. 이렇게 기고만장하다가 나중에 과속 딱지에 파묻히는 것 아닌 지 모르겠다.
인간 행동을 설명하는 법칙 중에 ‘고백효과(confession effect)’라는 것이 있다. 죄의식을 마음속에 품고 있을 때 선행을 더 행하나 자신의 죄를 고백한 뒤 죄의식이 가벼워지고 선행이 오히려 줄어들게 되는 현상을 설명한다. 즉 인간의 마음속에 있는 죄의식과 부채의식이 적절히 존재할 때 선한 행동을 유발하는 동인으로 작동하며, 죄를 고백하고 용서를 받았다고 합리화하는 순간 선행 동기가 역으로 사라진다는 것이다.
촛불봉헌이 아니라 여기는 거의 엄청난 불장난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