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슈베비슈 할
5월 7일 주일 아침. 오전 10시 독일교회 예배에 참석하기로 했다. 어린이합창단이 공연을 한다고 하여 매우 기대하면서. 아까 아침 산책을 할 때 벌써 마을의 어린이들이 교회로 하나 둘 모이는 것을 보았다. 어떤 아이는 내게 먼저 “Guten Morgen”하고 아침 인사를 해주었다. 지금은 9시 반. 호텔 체크아웃을 해놓고 로비에 짐을 맡겨 놓고 호텔에 달린 테라스에서 일기를 쓴다. 교회는 호텔 바로 옆에 있다.
도착한 날을 제외하면 이제야 이틀 째. 그러니까 아직 하루밖에 놀지 않았는데 얼마나 긴 하루였는지 모른다. 아침산책 후 조식을 먹고 결혼식이 열리는 교회로 갔다. 사실 이번에 독일에, 이렇게 간만에 유럽에 올 수 있었던 것은 친구의 결혼식 덕분이다. 여고 친구가 독일 남자와 결혼을 했다. 교회에 도착하자 신부는 아직 보이지 않고 신랑이 하객들을 맞고 있었다. 유쾌한 독일 목사님. 그러나 조용하고 경건한 예식 예배. 정말이지 정겹고 낭만적인 마을의 결혼식이었다. 예식이 끝나고 신랑신부가 행진을 하자 하객들이 모두 그 뒤를 따라 나갔다. 교회 앞마당에서 인사(허그)와 사진촬영과 친교가 있었다. 한 시간 정도. 잠깐 숙소로 돌아갔다가 2시 반의 피로연에 가기 위해 다시 나왔다. 다른 하객의 차를 얻어 타야 했다. 피로연은 시골 깊숙이에서 열렸다. 바 및 카페, 식당, 호텔이 함께 있는 곳. 왜 그렇게 멀리까지 가나 싶었지만 도착해 보니 충분히 그럴만했다. 밤이 깊어 갈 때까지, 차를 마시고, 케이크를 먹고, 와인칵테일을 한 잔씩 들고 정원을 산책하고, 그러다 저녁 식사를 하고. 저녁 식사는 4개의 코스요리가 정말이지 4시간에 걸쳐 나왔다. 사이사이 게임도 하고 신랑신부를 위한 여러 이벤트도 하고, 신랑신부의 왈츠도 감상하고 우리도 함께 댄스에 동참하고…
9:53, 교회 종이 요란하게 울린다. 어서 들어가야겠다!
그 교회에서 오늘 예배를 드릴 수 있었던 건 참 놀라웠다. 하필 그 교회가 호텔 바로 옆에 있을 것이며, 하필 오늘 어린이 합창 특별 예배가 오전에 있을 것이며, 박물관에 갔더니 그 교회가 바로 1200년대에 지어진 이 마을에서 아주 역사적인 교회였던 것이다. 예배를 무사히(현지 교회를 그냥 들어가 본다는 것 다소 모험적이기도 했기에.) 드리고 나와 엄마는 우리 스스로 얼마나 여행을 잘하고 있는가에 대해 경탄했다. 이어서 아침 산책을 하다 발견한 마을의 역사박물관으로 향했다. 돌아다니며 우연히 마주친 독특한 건물들의 숨겨진 이야기들이 무엇일지가 자연스럽게 몹시 궁금해진 것이다. 21개의 방으로 이루어진 무료입장의 박물관. 정말 긴 역사와 그것이 그렇게 보존된 데에 또 경탄했다.
미로 같던 박물관을 다 둘러보고 나니 배가 고파졌다. 점심을 먹기로 했고, 또 지나가다 보았던 강가의 거리에 이는 양조장과 함께 운영하는 식당으로 가기로 했다. 내가 좋아했던 독일 음식인 Käsespatzle과 독일이면 역시 소시지라는 생각에 Schwäbisches Wurstsalat를 주문했다. 마실 것으로는 나는 작은 맥주 한 잔, 엄마는 Apfelschorle. 독일 맥주는 “역시나”였다! 그러나 음식은… 너무 짰다. 우리가 그렇게 음식을 남길 때가 없는데 꽤 남기고 말았다. 독일 음식은 기본적으로 짜기는 하는데 관광객이 없는 곳, 더 현지스러운 곳일수록 더욱 짜다.
다만 그 자리에서 보이는 노부부들의 대화, 산책의 장면, 청소년들의 독서 장면 등의 풍경이 매우 아름다웠다. Schwäbisch Hall은 (특히 뚜벅이라면) 가기 험난하지만 그만큼의 가치를 했다. 차를 렌트하여 온다면 아마 다시 한번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