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다 더 정교한 방법론을 동원하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적용하여 새로운 이론을 생성하고 미성숙한 것으로 만들어가는 과정이 학문 발달의 과정이다. 이론과 이론이 아닌 것을 구분하고, 세련되고 강력한 이론과 무기력한 이론을 구별 지을 수 있는 고유한 준거를 개발하게 된다(윤승희, 1989). 여기서는 앞서 논의한 바를 토대로 하여, 보다 완전한 교육과정 이론을 만들기 위해서는 어떻게 할 수 있는지에 대하여 생각해보고자 한다.
교육과정 이론 개발을 위한 질문
지금까지 교육과정 이론에 대해 탐구해 본 바를 바탕으로 교육과정 이론을 만들기 위한 질문을 정리해 보면 <표 I>과 같다. 먼저, 교육과정 이론을 만들기 위해서는 교육과정을 정확히 어떻게 정의하고 있는지에 대해 먼저 규명할 필요가 있다. 교육목표의 설정-교육내용의 선정-교수학습의 방법과 절차-평가의 전체 과정(process)에 있어서 정확히 어느 선부터 어느 선까지를 교육과정으로 정의할 것인지에 대해 밝혀야 한다.
교육과정 이론은 자연과학 이론은 아니므로, 시대적 맥락과 문화적 배경에 따라서 다르게 정의되며 이론가의 주관성이 반영될 수 있다. 따라서 교육과정 이론은 이론이 탄생하게 된 시대적 맥락과 문화적 배경에 대해 밝힐 필요가 있으며, 또한 같은 시대, 같은 문화적 배경에 살고 있더라도 사람마다, 학자마다 그 성향은 매우 다를 수 있으므로 이론을 주창하는 학자의 성향을 밝히는 것도 이론을 이해하는 데에 도움이 된다.
교육과정 이론을 구성하는 요소에는 다음의 필수적인 네 가지가 있다. 교육과정의 철학 및 윤리학, 사회학 및 이데올로기, 심리학, 실제적 개발 지침이다(Morshead, R. W., 1995). 교육과정 이론의 철학 및 윤리학은 교육과정이 진술하는 목표나 목적의 이론적 토대가 되어 준다. 교육과정 이론의 사회학 및 이데올로기는 교육과정이 개발되고 적용되어야 할 사회가 따르는 정치 및 경제 체제에 대한 선호를 반영할 수 있게 한다. 이러한 바탕이 없이 만들어진 교육과정 이론은 그 교육과정 이론이 어떤 세상을 위한 것인지 모호해질 수 있다. 교육과정 이론의 심리학은 학습자에 대한 학습가능성과 학습흥미를 보장하는 교육과정 개발을 가능하게 할 것이다. 교육과정 설계에 대한 구체적인 지침을 제시하는 것은 해당 교육과정 이론이 현장에서 쓰일 수 있도록 하는 실용성을 높여줄 것이다. 이러한 지침 없이는 현장의 교육과정 개발자로 하여금 그저 공허한 이론으로 여겨질 수 있다.
이론이란 자고로 특정 주제나 현상에 대해 일반적인 원리를 제시하고, 이를 체계적으로 구조화할 수 있어야 하고, 현실의 복잡한 현상을 단순화하고 도식화하여 이해하기 쉽게 해주어야 하며, 새로운 사건이나 현상을 예측하는 데 사용될 수 있는 가설을 생성해 주고, 연구자들에게 특정 주제에 대해 연구를 계획하고 수행하는 데에 도움을 주는 지침을 제공해 줄 수 있어야 한다. 교육과정 이론이 이를 충족하는 것은 쉽지 않을 수 있으나, 이 네 가지를 충족할 때에 적어도 ‘이것은 이론이라고 할 수 없다’와 같은 비판은 면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여러 가지 교육과정의 개발과 이해에 대한 일반적인 원리 제시하고, 복잡한 실제 교육과정을 단순화하여 도식화된 모형으로 나타낼 수 있고, 새로운 교육과정에 대한 교육적 결과를 예측해 줄 수 있으며, 교육과정학자들에게 교육과정 연구의 계획과 수행에 지침을 제공해 줄 수 있는 교육과정 이론을 만들고자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론의 적용을 어렵게 하는 현실적 제약에는 무엇이 있을지, 해당 교육과정 이론은 어떤 교육 환경에서 유효한지, 교사는 어떤 전문성을 가지고 있어야 하는지, 어떤 학습자에게 유효한지, 또한 얼마간 유효한지를 먼저 밝히는 일은 이론과 실제 간의 간극을 좁혀줄 수 있는 작업이다. 교육과정 이론가는 교육과정 실천가가 이러한 현실적 제약에 직면하기 전에 이러한 제약들을 먼저 고려할 필요가 있다. 이는 현장적합성 높은 교육과정 이론을 탄생시키기 위한 질문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