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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anie Oct 18. 2024

아침에 자리에 누운 채 남편을 출근시키는 아내는

"아침에 자리에 누운 채 남편을 출근시키는 아내는 절대로 그 남편을 성공시킬 수 없다."

자리에 누운 채로 남편을 출근시키는 아내가 남편을 존경할 리 없고, 남편을 존경한다면 절대로 누운 채로 출근시키지 않는다. 아내에게 존경받지 못하는 사람은 그 누구의 존경도 받지 못한다. 아내의 존경을 받지 못하는 사람은 어디를 가도 당당하지 못하고 비굴하고 나약하다. 남자들에게 가정은 휴식처이고 재충전소이다. 지치고 피곤한 육체와 정신을 편하게 쉬면서 새로운 힘을 충전받을 수 있는 곳이 가정이다. 가정이 평화롭고 행복해야 남자들이 직장에서 의욕적으로 자신 있게 일할 수 있다. 

- <아내의 말 한마디가 남편의 인생을 결정한다> 中


위 구절은 내가 신혼여행 기간 중에 읽으려고 다운로드하여 갔던 책에 쓰여 있던, 가장 인상 깊었던 구절이다. 남편과 결혼을 하면서 이런저런 알콩달콩한 그림을 상상하기는 했지만 그것이 구체적인 일과에 기반한 것은 아니었다. 예를 들어 남편은 아침 일찍 출근을 하고, 내 대학원 수업은 주로 저녁때 있는데, 그렇다면 나는 몇 시에 일어날 것인가, 하는 것 말이다. 나는 더 충분히 자고, 남편이 혼자 일어나 아직 자고 있는 나에게 뽀뽀를 해주고 출근하는 그림도 상상을 안 해본 것은 아니다. 그러나 위 구절을 읽으면서 나는 매일 아침 남편에게 아침을 차려주고 잘 배웅해 주기로 다짐했다. 내 성공도 중요하지만, 남편의 성공도 나에게 중요하니까. 


어쩌면 가정만을 생각했을 때 남편의 성공은 나의 성공보다 더 중요한 것인지도 모른다. 물론 요즘에는 남녀가 역할을 바꾸는 등 가정마다 다양한 삶의 모습을 지니고 있지만, 나는 그래도 오래도록 이어져온 남녀의 기본 특성을 꽤 신뢰하는 편이다. 그러니까 한 마디로 남자들은 기 살려주는 것, 아내로부터 존경받는 것이 매우 중요하고, 내가 무슨 덕을 보기 위해서가 아니라 남편 자신의 행복을 위해서라도 남편의 성공은 중요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아침을 차려주고 출근길을 배웅해 주는 일은 남편에게 감사와 존경을 표현할 수 있는 꽤 직접적이고 실용적인 방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남편에게 아침 차려주기"를 신혼 아내로서의 나만의 약속으로 여기며 열심히 실천 중이다. 남편과 함께 눈을 뜨고, 남편이 씻는 동안 부엌에서 이것저것 꺼내고, 데우고, 씻고, 깎고 한다. 


어느덧 결혼한 지 180일, 6개월이 넘어가고 있다. 함께 아침을 먹으며 남편과 함께 지난밤 꿈 얘기도 하고, 오늘 할 일 얘기도 하고, 밤새 움직인 미국 주식 얘기도 하고 한다. 그리고 포옹과 뽀뽀, "사랑해", "파이팅"이라는 말로 남편을 배웅해주고 있다. 


아이가 생기고, 나도 아침에 일을 나가게 되고 하면 사실 언제까지 이렇게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가끔 시간강사 일을 나갈 때 내가 남편보다 1시간 더 일찍 일어나면 불가능한 일은 아니었다만, 거기에 아이까지 있다면? 어쨌든, 하는 데까지 해보는 것이다. 


(자세히 보면 별 것 없는) 신혼 아침 식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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