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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쓰는중

by 소소인

브런치에 올리진 않지만, 글은 매일 쓰고 있다. 학교에 관한 글, 생활에 관한 글. 인간에 관한 글.


GPT가 1초만에 값싼 글을 토해내는 시대에, 손가락을 움직여 쓰는 글은 여전히 가치롭다고 믿는 옛날 사람의 정체성을 유지하면서.


글쓰기는 전두엽의 운동이라서, 자신을 나아지게 한다는 점에서 실용성적인 이익이 있기도 하다. 하지만 그런 이해타산 말고도 그저 나 자신을 세상에 내놓는다는, 글을 통해 자신의 존재함을 확인하는 기회를 준다는, 좀더 근원적인 기쁨을, 글쓰기는 준다.


글쓰고 다시 읽고 고치고 다시 고치고. 찰흙으로 빚은 모래성을 끝없이 다듬듯이. 글쓰기는 완성 없는 조각가의 못질 같다. 틀린 곳이 없는 것 같은 갈도 하루, 이틀 뒤에 읽으면 부끄러워서 쳐다보기 힘든 누더기 같다.


글은, 글쓴 당시 나의 최선이어서 부끄럽다. 이것이 GPT가 토해낸 글과의 근본적인 차이다. GPT의 글은 내 이름으로 세상에 내놓아도 부끄러움이 없다. 거기에 나의 숨결이 없기 때문이다.


나만 안다. 내 글에 내 숨이 있는지 없는지.

이 글에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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